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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세가지 속도'로 회복 이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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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2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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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산간휴양지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 회의장 외벽에 내걸린 행사안내 현수막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두 바퀴가 제각기 다른 속도를 내는 자전거는 제대로 전진할 수 있을까. 선진국 집단과 신흥국 집단이 지구촌 곳곳에서 서로 다른 경기회복 속도를 내고 있어 문제라는 인식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개막된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두 가지 속도(선진국-신흥국 간 경제 차별화)’와 ‘세 가지 속도(미국-유럽-신흥국 간 경제 차별화)’ 회복세가 집중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자에서 글로벌기업의 잇따른 신흥국 투자가 이같은 경제회복 속도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세계적 패스트푸드체인 YUM은 올해 KFC, 피자헛, 타코벨 점포를 900곳 새로 낼 예정이다. 이중 80%는 신흥국에서 개점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중국에서만 500~600개 지점을 개설한다.

YUM의 그레이엄 앨런 해외사업부 사장은 “신흥국에 큰 기회가 있다”며 “우리는 이곳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페인트 제조업체 아크조노벨은 중국에 하루 두 곳씩 지점을 새로 열 계획이다. 이 업체는 브라질의 펄프 및 제지 회사에도 돈을 쏟아붓고 있다.

한스 위저스 아크조노벨 최고경영자(CEO)는 신흥시장과 관련한 가장 큰 우려는 ‘우리가 충분히 빠른 속도로 성장중인가?’인 반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과 관련해서는‘과잉설비’가 가장 걱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페더럴 모굴은 지난 2008년 파산 위험 때문에 미국과 유럽 지사 근무자 1만 1000여명을 감축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 시기가 지나자 4000여명을 새로 채용했는데 이 신규인력을 대부분 신흥국에서 뽑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인력파견회사 맨파워는 올해 신규 영업점의 95%를 폴란드, 인도, 중국, 베트남 등 신흥국에 열 계획이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의 투자가 급증하면서 '신흥시장의 경우 언제 침체기가 있기라도 했던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WSJ은 지적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매년 구입하는 자동차와 트럭은 2005년 500만대에서 2010년 1800만대로 치솟은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동차 판매가 여전히 경기 침체시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은 지난해 미국에서보다 중국에서 자동차를 더 많이 팔았다.

이처럼 신흥시장에 몰리는 투자금은 인플레 압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흥국 전체의 외환보유액도 나날이 증가해 5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10년 전의 6배 수준이다. 특히 중국은 2조 6000만 달러를 보유해 신흥국 외환보유액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신흥시장이 올해와 내년 6.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선진국은 2.5%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IMF는 또 선진국 성장률은 여전히 낮고 실업률은 높을 것이며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문제는 리스크를 더 확대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IMF 수석이코노미스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성장률 양극화는 향후 10년간 더 심해질 것“이라며 ”신흥국도 성장세로 인한 다양한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지난해 전세계 CE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북미에 본사를 둔 CEO들은 수익성장률을 아시아 94%, 남미 80%, 북미 67%, 서유럽 51%로 각각 전망했다. 유럽에 본사를 둔 CEO들은 조금 달랐다. 유럽은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라틴아메리카는 86%, 아시아는 9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신흥국에게도 승리의 열매가 달지만은 않다. 극심한 인플레와 주택시장 거품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나리만 베라베시 IHS 글로벌인사이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인도같은 신흥국가들은 경기 과열과 자산버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라베시는 ”중국의 주택 가치는 국내총생산(GDP)의 3.5배로 이는 거품이 형성돼 있음을 뜻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신흥국 경기 과열과 여전히 쉽게 성장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선진국 간의 차이는 최근 국제 경제의 주요 논점이 돼 왔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속시원한 해결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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