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힘든 금융소외계층(저소득자·저신용자)을 대상으로 창업·운영자금 등의 자활자금을 무담보·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인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사후관리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따르면 사업이 시작된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의 총 대출액은 1165여억원으로 약 2만4500여명에게 자활자금을 지원했다. 월별 대출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6일 취임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서민금융 지원 현장을 찾아 사후관리 강화를 강조한 바 있지만 각 지역 지점마다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후관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황이다.
롯데미소금융재단은 안내문을 보내거나 전화상담, 현장방문 등으로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세우긴 했으나 아직까지 실질적으로 운용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삼성미소금융재단은 영업 컨설팅이나 영업 전략점검 등 전문적인 상담 업무의 경우 대출 이후 진행 건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는 상인들의 상담을 지원하는 ‘소상공인진흥원’과 업무가 일부 겹치는데다 미소금융 수혜자들의 창업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해당 업무 관계자는 "월 1회 방문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사실상 거치기간에만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출 건수가 늘다보니 챙기기도 어려울 뿐더러 일부 채무자들은 대출 사실을 숨기고 싶어해 현장실사를 통한 관리도 어렵다“고 말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지점에서 필요시 일손 지원이나 사후 컨설팅 목적으로 자원봉사자를 파견하는 정도이며 올해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주홍민 금융위원회 서민금융팀 사무관은 "미소금융 운영에 소요경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로 운영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인적 인프라가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져서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앙재단의 윤재경 운영지원부 과장은 "지원사실에 대한 노출을 꺼리는 탓에 대출자 간 소통도 부재하다"며 "조만간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이들 간 네트워크 형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최초로 시작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의 경우 대출자들을 5명씩 묶어 네트워크를 만들어 그 안에서 서로간의 협력으로 빈곤 탈출을 모두가 돕게끔 하고 있다.
이건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미소금융의 사후관리는 자금이 목적과 어긋나지 않게 집행되고 있는지 점검해 잘못을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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