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지난해 2조8304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간 맏형 역할을 해온 LG전자가 1765억원에 그치는 동안 LG 계열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2조원 클럽에 가입한 것.
단순한 실적 뿐 아니라 활동 역시 LG 그룹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다.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는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에서 열린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LG화학은 이 기공식에서 그룹 총수인 구본무 회장과 오바마 대통령이 동석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지난해 LG화학은 세계 최초 양산형 자동차인 GM 볼트에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이어 내년에 상용화되는 포드의 ‘포커스’ 전기차용 배터리도 단독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미국 ‘빅3’ 가운데 두 업체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핵심 제품으로 밀고 있는 FPR 3D 패널 역시 LG화학의 기술 개발 및 제품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기존 편광형 3D 패널은 화면 전면에 편광 유리를 장착해야 했다. 때문에 기술경쟁을 펼치고 있는 서터 제품에 가격경쟁에서 뒤처졌다. 지난해 LG전자가 셔터 제품을 주력으로 내놓은 것 역시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
하지만 최근 LG화학이 이 편광 유리를 얇은 필름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LG 진영은 올해 이를 반영한 FPR 패널을 앞세워 3D 공략에 나선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을 앞세워 올해 3D 패널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전체 3D TV 생산제품 가운데 70%에 FPR 패널을 적용키로 했다.
올해 그룹내 주요 전자계열사의 핵심 상품 역시 LG화학의 FPR 필름 생산성 및 공급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처지에 있는 것.
아울러 오랜기간 화학업계에 정통한 김반석 부회장의 리더십도 LG화학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06년부터 6년째 LG화학을 이끌고 있는 김 부회장은 2000년대 중반 5000억원 안팎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을 2008년 1조3735억원, 2009년 2조977억원, 지난해 2조8304억원으로 향상시켰다.
재계 관계자는 “구인회 창업주가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를 1947년에 설립했을 당시 첫 제품이 화장품이었을만큼 LG와 화학산업의 연이 깊다”며 “최근 LG전자가 주춤하면서 그룹의 LG화학이 단기적으로 그룹의 선두로 치고 올라갔지만 향후 미래산업 등을 감안하면 LG의 선두는 전자와 화학, 쌍두마차가 이끌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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