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비메모리에 힘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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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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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모리 1위 역량...비메모리로 확대<br/>-삼성·동부, 비메모리 강화 선두 나서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과거 삼성반도체사업부에서 비메모리부문은 한직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회사의 지원도 적극적이고 성과도 나오면서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역동적인 부서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최근 시스템LSI 연구 쪽으로 배치된 삼성전자의 한 연구원은 최근 비메모리 사업에 대한 사내 위상 변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그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메모리에 편중된 사업을 펼쳐왔다. 그결과 D램과 낸드 모두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에 달하는 시스템LSI 부문에서는 비교적 뒤져있었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성과급 역시 메모리 부문 직원들은 수차례 상한선인 연봉의 50%를 지급받았다. 하지만 비메모리 파트는 상대적으로 적은 성과급을 지급받아 박탈감을 느껴왔다.

하지만 지난해 스마트폰을 비롯한 혁신적인 기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AP·CIS 등 삼성전자의 주력 시스템LSI 제품들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글로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오스틴에도 대규모 비메모리 전용 라인을 건설하는 등 자신감 있는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 이 라인은 상반기 중에 준공이 완료된다.

1998년부터 시스템LSI사업부에 몸담았던 권오현 사장이 반도체사업부의 수장이 된 것 역시 비메모리 부문의 발전을 이끌었다. 해당 부문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있는 권 사장은 잠재력이 큰 비메모리 부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국내 유일의 아날로그반도체 기업인 동부하이텍 역시 도전을 거듭하며 성과를 계속하고 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반도체 육성의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동부하이텍이 반도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다.

실제로 김 회장의 사재 출연 및 분사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며 반도체 사업을 지속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성을 갖춘 동부하이텍은 올해부터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20년 동안의 도전이 드디어 열매를 맺게 되는 것.

특히 동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은 연간 450억 달러로 메모리 반도체(470억 달러)에 버금가는 시장이다. 연평균 성장률도 13%로 메모리의 두배에 달한다. 여기에 각 제품별로 최적화가 필요해 시장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매력적이다. 동부는 이 부문에서 글로벌 기업에 견줄만한 연구인력 및 노하우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는 대량생산 및 표준화된 규격을 따르지만 비메모리는 각각 제품 마다 각기 다른 기술과 최적화를 꾀해야 하기 때문에 그간 국내 기업들이 쉽게 뛰어들지 못했다”며 “하지만 오랜 기간 이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제 국내 기업들도 경쟁력을 갖춘만큼 20년 가까이 지속된 메모리 신화에 이어 올해는 비메모리 신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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