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에 앞서 큰 틀에서의 사회적 합의 방식과 구체적인 집행과정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렸다.
동반성장위원회에 중소기업 담당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치, 언론, 사회적으로 국내에서 재벌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 선임연구원은 최근 빚어지고 있는 성과공유제나 초과이익 논란이 대·중기 동반성장의 본질을 훼손하지나 않을 지 우려했다.
그는 “정치인들을 포함해 경제학자들 대부분이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실제 입법과정에서는 대기업을 대변하는 목소리 일색”이라며 “대기업이 이익이 나니까 뺏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사위기에 있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서민경제의 핵심이 중산층 강화이고, 중소기업 육성이 해답”이라며 “대기업이 단기적인 시장논리에 집착하면 자칫 시장경제가 붕괴할 개연성도 있다”며 대기업의 근본적인 인식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도급 관행을 통해 대기업이 좌지우지해 온 중소기업 수익구조가 결과적으로 승자독식이라는 구도와 연결돼 양극화를 고착화시켰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 부원장은 “그동안 대기업에서 운영하던 하도급 관리는 과연 제대로 된 시장경제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는 중소기업 육성에 있어 연착륙 보다는 ‘쇼크’를 한 번 주어도 될 시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의 동반성장 방향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집행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접근할 경우 동반성장지수를 평가받아야 할 56개 대기업 뿐만 아니라 건실한 1차, 2차 중소기업 협력사의 반발도 예상된다는 것.
동반성장위원회 공공부문 위원인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른바 ‘성과공유제’나 ‘동반성장기금 조성’ 등의 방식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내가 열심히 해서 번돈인데 내놓으라고 하면 최악의 경우 탈세 또는 회계분식 등의 역효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정당한 경쟁을 매도당하게 해서는 성공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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