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등 원자재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2~3월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불안해졌다. 소비자물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요금도 요동치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유가는 전월에 비해 7~8% 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북아프리카·중동(MENA) 지역 정치 소요사태로 지난 2008년 8월(112.99달러)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월 평균 100.24달러(배럴당)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104달러까지 뛰었고 서부텍사스중질유(WTI)도 90달러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수입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단일 품목 중에선 가장 많다.
이에 따라 원유를 포함한 철광석·동광석·유연탄 등 광산품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20%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지속할 전망이다. 중간재 역시 10%대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7.20원 올라(원화 값 하락) 2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1월에 비해 더욱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수영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2월에 크게 뛴 유가가 3월 들어서도 계속 오르고 있다”며 “최근에는 원화값이 떨어져 환율 효과도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는 올 2분기 들어서도 4%대 안팎의 높은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수입물가 및 생산자물가는 3개월 가량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근의 수입물가 동향은 5~6월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지난 2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분기 이후 물가가 차츰 안정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상반기 중엔 물가가 불안한 행보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기초했다.
또 2.0%대의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던 개인서비스 요금 상승률이 2월 들어 3.0%로 뛰었고,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개월 연속 3.7%를 기록한 점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서비스가격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기 때문에 서비스가격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현재 유가나 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 흐름은 정상적이지 않다”며 “상반기 중에는 수입원자재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등 불안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중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하반기부터는 안정을 되찾으며 '상고하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정불안이 진정되고 농수산품 등 원자재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공급측면의 불안이 한결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등으로 원자재에 대거 몰린 투기수요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용우 KDB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은 중동 지역의 민주화 운동 등으로 고점을 형성하고 있지만 곧 안정을 되찾을 것이며 이 지역 정치 소요도 장기화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후 원화 강세가 이어지며 물가가 다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순우 상무도 “상반기 물가가 불안하겠지만 하반기 들어 투기수요가 안정을 되찾으며 연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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