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반응을 보면서 오히려 우리 국민들은 사법제도 개혁이 왜 필요한지 더욱 명백하게 느끼고 있다.
이번 사법개혁안의 주요내용은 대검찰청의 중수부 폐지와 특수수사청 설치, 대법관 20명 증원과 양형위원회 설치,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변호사 수임 제한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번개혁안은 전관예우 판사, 스폰서 검찰 논란 이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포함한 대대적인 사법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매우 미흡안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정부여당은 이조차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니 주객이 전도된 것이 아닌지 의아스럽다.
특히 검찰의 반응에서는 공익의 대변자이길 포기하는 오만함까지 느껴지고 있다. 전두환 군사독재시절에 탄생한 중수부는 살아있는 권력에게 충성해오면서 검찰이 권력의 시녀라는 비판을 받게 한 원인이었다. 멀리서 찾지 않더라도 검찰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죽은 권력에 수사의 칼날을 들이대서 결국 노무현 전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지 않았는가?
그런데 검찰은 중수부가 폐지되면 검찰권이 무력화된다고 주장하고 정치권에 대한 수사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현재 검찰은 중수부가 아닌 지검을 통해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만약 검찰의 주장대로 판검사 대상의 특수수사청 설치 및 중수부 폐지가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위축시킬 것이라면 차라리 민주당 주장대로 모든 고위공직자 비리를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도록 고위공직자수사비리처를 독립적으로 설치하면 될 것이다.
검찰은 결국 이러한 반발이 기득권을 놓지 않는, 개혁을 거부하는 세력으로 비춰지게 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 6인소위 합의안은 더 이상 후퇴할 수 없는 최소한의 합의안이다.
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는 이번 합의안을 기초로 공청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 더욱 발전된 개혁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든 개혁의 원칙은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욱 심각한 것은 개혁의 원칙이 실종되고 있다는 점이다.
법원의 독립성과 자율성,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진정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검찰과 법원이라고 해서 개혁의 예외가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국민 위에 군림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해 온 법원과 검찰을 이번 만큼은 국민의 민주적 통제 속으로 가져와야 한다.
전 국민은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싶어 한다. 이를 거부할 어떠한 명분도 변명도 있을 수 없다.
다시 한번 확인하지만 이번 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 6인소위 합의안은 여야가 오랜 시간 끝에 마련한 최소한의 합의이고,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사법개혁은 이제부터 시작되었다. 아무리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강력하다고해도 국민들이 원하고,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검찰과 법원을 위해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야 하는 것이 18대 국회 본연의 임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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