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동반성장,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 닿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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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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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호 국장 겸
                 정보미디어·과학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 및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LG·한화·롯데·현대중공업 등의 대그룹이 이미 동반성장 계획을 내놨다. 건설업계, 조선업계 등 업종별 협약식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올 들어 활성화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은 단순히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대해 생색을 내거나 언론에 보도 자료를 뿌려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게 아니라 실질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다는 게 큰 특징이다. 지금까지의 상생과는 내용이나 질이 전적으로 다르다는 게 참여하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말이다.

이번에 대기업이 내놓은 대로 실천된다면 중소기업은 자금부족, 기술부족 등의 애로를 한결 덜 수 있다. 대기업이 수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을 지도하고, 심지어 특허까지 쓰게 한다면 명실상부한 동반성장이 이뤄진다고 봐도 된다.

삼성은 가장 통 큰 동반성장 계획을 내놨다. 협력사의 재무건전화를 위해 총 6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협력사와 원자재 가격변동에 따라 적극적으로 단가를 조정하고 기술의 공동연구도 추진하기로 하는 등 동반성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삼성이 가지고 있는 특허기술에 대한 무료 사용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파격적인 것이다.

삼성의 9개 계열사가 1차 협력사 3021개와 협약을 맺고, 1차 협력사는 다시 2차 협력사 2187개와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 관련 협력사 총 5208개사가 협약을 맺고 삼성과 동반성장의 무대로 나서게 됐다. 삼성은 1차 협력사에 2차 협력사와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2차 협력사와의 협약을 성실히 이행한 1차 협력사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LG는 중소 협력회사의 차세대 기술 및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지원하는 ‘R&D협력 동반성장’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 ‘LG-중소기업 테크페어’를 개최해 그린 신사업 등 미래성장사업 분야에서 공동 R&D를 진행할 중소 협력회사 20여개를 선정한다.

LG는 태양전지, 전기자동차 배터리, 차세대 조명 등 그린 신사업 분야에서 17개 중소기업을 선정해 공동 R&D를 진행해오고 있다. LG는 선정된 중소기업에 연구개발비 및 기술 노하우를 지원하는 한편 테크페어를 통해 선정된 중소기업을 포함한 협력회사 R&D에 올해부터 5년간 총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부품 협력사들과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다양하고 실질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해 협력사들의 지속성장을 위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사업자는 현대차 · 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6개 대표 계열사와 협력사 1585개 사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협력사들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신규 동반성장펀드 출연 등 대규모 자금 지원과 R&D 기술지원단, 품질학교, 1·2차 협력사간 동반성장 활성화를 위한 협력회 지원시스템 운영 등 다양한 경영 지원 활동을 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4월 1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화가 전하는 희망의 봄 2011 교향악축제’에 한화그룹과 동반성장을 하고 있는 협력회사 임직원 150명을 초대했다. 초대된 협력회사 임직원과 같은 인원으로 김 회장을 비롯해 150명의 한화그룹 임직원도 함께 해 동반성장의 의미를 되새기며 공연을 관람했다. 이색적인 동반성장이다.

현대건설·GS건설 등 국내 10개 대형 건설사들도 4005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3530억원의 자금을 푼다. 10개 건설사는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 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SK건설·두산건설·한화건설·동부건설이다.

LS전선은 새로운 경영철학인 ‘LS파트너십’에 기반, 협력업체들과 상생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LS전선은 협력사의 동반성장 방향 모색, 비전 및 중장기 전략 등 공유, 사업 시너지 창출 방안 마련, 협력사 애로 및 개선사항 협의 등을 적극 추진한다.

위 기업 말고도 앞으로 많은 기업이 동반성장에 나설 것이다. 동반성장은 대기업에는 분명 부담이 된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협력사는 큰 힘이 된다. 대기업은 협력사가 잘 되는 게 대기업이 잘 되는 길이라는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동반성장은 이제 시작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는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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