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출 가운데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정부 보증기관을 통해 보증서를 받고 대출해주는 보증부 대출 비중이 높아 은행권이 리스크를 피한다는 명목으로 정부의 보증지원에만 의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2010년 12월 말 원화대출금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1조993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의 중기대출은 지난 2008년 말 60조2736억원이었으며 2009년 62조4577억원으로 확대됐다가 지난해 줄어든 것이다.
국민은행의 중기에 대한 운전자금 대출 잔액도 감소세다. 2008년 52조3815억원에서 2009년 51조692억원으로, 지난해에는 49조2609억원으로 줄어 들었다. 운전자금은 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원재료비, 인건비, 판매비, 세금과공과 등에 소요되는 자금으로 특별히 용도가 정해지지는 않은 자금을 뜻한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중기대출 잔액은 58조9250억원으로 지난 2008년 58조39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운전자금 대출은 2008년 60조3660억원, 2009년 58조2627억원, 지난해 55조6167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같은 기간 외환은행의 중기 운전자금 대출은 22조8893억원에서 21조6398억원, 18조8193억원으로 줄었으며 신한은행도 금융위기 당시보다 지난해 1조원 가량 줄였다.
반면 담보가 잡혀 있는 시설자금 대출은 모든 은행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자금은 제조업의 제품생산에 필요한 공장건물의 신·증축과 기계, 기구 및 설비의 구입·설치에 소요되는 자금으로 토지 및 설비 등이 담보가 돼 운전자금보다 떼일 위험이 적다.
국민은행의 시설자금 대출은 2008년 17조2666억원에서 2009년 19조9414억원, 지난해 22조2436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신한은행의 시설자금 대출도 같은 기간 13조 4908억원에서 14조7542억원, 17조3391억원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13조1783억원에서 15조7721억원, 지난해 17조 7064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업은행도 20조2136억원, 24조4468억원, 26조9246억원 순으로 늘렸다. 하나은행은 1조원 가량, 외환은행은 7000억원 정도 증가했다.
이는 은행권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안전한 담보대출 쪽에 무게를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특히 관행적으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정부 보증기관의 보증을 통해 대출해주고 있다.
기업의 은행 대출을 위한 신보의 일반보증 공급액은 2008년 29조165억원에서 2009년 38조9641억원, 2010년 40조3384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기보의 보증 공급액 또한 2008년 10조원 가량에서 2009년 15조원, 지난해 17조원 가량으로 늘어났다.
신·기보가 올해부터 보증 공급액을 조금씩 줄여나갈 방침이어서 향후 은행권의 중기대출이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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