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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女心) 우선인 제주 초가를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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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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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훈 교사(왼쪽)가 지난 1일 제주민속촌박물관에서 제주초가 건축양식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여성 위주로 만든 여성 중심의 공간입니다”

지난 1일 제주민속촌박물관에서 진행된 ‘한라산학교’ 건축기행에서 제주전통가옥인 초가에 대한 김형훈(45) 교사의 말이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15만7100㎡의 부지에 자리를 잡은 박물관엔 초가 100여 채가 들어서 제주의 옛 마을을 재현하고 있었다. 제주 곳곳에서 초가를 구입해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했다.

초가는 억새로 엮어서 이은 지붕과 돌을 쌓아 진흙으로 메운 벽, 납작 엎드린 형상으로 거센 바람에도 끄떡없을 단단한 모양새였다. 바람 많고 돌 많은 환경을 십분 활용한 듯 했다.

독특했던 부분은 ‘쳇방’이라 불리는 식사공간. 정지(부엌)와 바로 연결되는 등 아파트 식탁공간과 같은 구조도 갖고 있었다. 안방까지 상을 들고 가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는 구조였다. 가부장적이지 않고 남녀 분리 개념도 없다는 게 김 교사의 설명이다.

두 지붕 한 가족인 ‘안거리’와 ‘밖거리’ 문화도 엿볼 수 있었다.

제주에선 한 울타리 안에 2개의 초가가 들어선다. 부모 자식 간에도 안거리라 불리는 본집과 마주 보는 형태의 집인 밖거리를 따로 쓰며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된다. 한 울타리에 살면서도 식사도 따로 하고 경제권 따로 쥐는 독특한 생활문화다.

한라산학교 수강생인 강맹숙(52·여)씨는 “1960년대인 초등학교 시절까지는 초가에서 살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운 건축에 마음이 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건축은 사회상을 반영한 문화”라며 “제주초가를 제대로 알아야 제주건축을 이해하기 위한 기반이 될 수 있어 첫 기행지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제주민속촌박물관은 1890년대를 기준 연대로 삼아 제주도 옛 문화와 역사를 원형 그대로 생생하게 되살려 놓은 야외 박물관이다. 지난 1987년 조성됐지만 경영난에 허덕이던 끝에 문을 걸어 잠갔던 이곳을 지난 1996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인수해 정상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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