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연체율 '비상'… 가계부채 부실 뇌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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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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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권의 주택 집단대출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가계부채의 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무너지는 건설사들이 속출하고 있어 집단대출 부실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3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등 5대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71조8000억원 가량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26조6568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19조4729억원, 우리은행 16조5337억원, 하나은행 8조9476억원, 기업은행 2조1868억원 등의 순이다.

집단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올라 3월 말 현재 3.3%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0.63%)보다 5배 높고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51%)과 비교하면 무려 6배 가량 높은 수치다.

집단대출에는 주택 분양시 이주비용과 중도금 및 입주잔금 정산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 등이 포함된다.

집단대출 연체율이 급등한 이유는 건설사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대출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는 분양 활성화를 위해 이자후불제나 무이자 대출 등의 형식으로 분양자들이 은행에 내야 할 이자를 대신 지급해 왔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이자를 미지급하는 사례가 늘고 결국 집단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진흥기업과 LIG건설 등 중견 건설사까지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집단대출 이자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연체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체율 상승은 건설사 추가 도산과 가계부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연체를 해소할 자금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자부담이 가중될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 건설사가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도산할 경우 그동안 미지급했던 이자 원금과 연체 이자는 분양자가 떠안아야 한다.

어렵게 대출을 받아 중도금과 잔금을 정산해야 하는 분양자가 이자폭탄을 맞을 경우 분양계약 해지 및 대출 부실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대출을 해준 은행도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에 시달릴 수 있다.

한 시중은행 주택금융 담당자는 “한 사업장에 투입되는 집단대출 규모가 크다 보니 연체이자만 최대 수백억원에 달한다”며 “이를 감안해 대손충당금을 쌓다 보면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황이 이런데도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은행들이 집단대출 확대에 혈안이 돼 있다는 점이다. 주택 거래가 부진한 상황에서 대출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집단대출 계약을 따내는 것이다.

송태정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집단대출은 대출자의 상환 여력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경기가 좋지 않으면 연체율 관리 및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일선 지점에서 실적 확보를 위해 집단대출에 주력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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