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에는 빈 라덴이 직접 기록한 테러 목표와 실행 방법 등이 상세히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 라덴이 직접 손으로 쓴 이 일기장은 10~20쪽 분량으로 계획 중인 테러의 구상과 세부 실행계획이 빼곡히 들어 있어 미 정보 당국의 입장에서는 더없이 귀중한 정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미 정보 관리들은 CBS뉴스에서 40여 분간 진행된 작전에서 빈 라덴은 '비교적 일찍' 사살됐고 대원들은 나머지 시간에 빈 라덴 은신처에서 있는 서류들과 컴퓨터, 하드드라이브, CD 등을 모으는 데 힘썼다고 말했다.
입수된 자료는 모두 2.7테라바이트, 문서로는 2억2000만쪽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후 하루 24시간 이들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빈 라덴의 일기에는 임박한 테러 계획에 대한 정보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그가 구상한 후속 테러 계획과 미국의 대 아랍정책에 대한 견해 등이 드러나 있다.
그중에는 뉴욕만을 테러 표적으로 삼지 말고 로스앤젤레스와 여타 중소도시 등으로 목표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9.11테러와 같이 수천명의 인명을 살상하는 것만이 미국의 아랍에 대한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도 담겨 있다.
올해 9.11테러 10주년을 맞아 미국 내에서 열차를 교량이나 계곡 등에서 탈선시켜 대규모로 인명을 살상하는 테러를 감행하려는 계획도 빈 라덴의 일기장에서 확인됐다.
빈 라덴의 일기장에서 입수된 이러한 정보들은 그동안 빈 라덴이 수년간 은신하면서 조직망이 파편화됐음에도 그의 추종자들에게 끊임없이 미국을 겨냥해 새로운 방식으로 테러를 가할 것을 압박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또 오랜 은거 생활로 인해 빈 라덴이 알 카에다의 주변부로 밀려나 조직에 대한 장악력이 약화됐다는 기존의 미국 당국의 분석이 설득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빈 라덴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예멘 지부 등과 같은 알 카에다의 하부조직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미국과 서방 대 테러 관리들은 이날 미국 정부가 빈 라덴의 일기를 포함해 그의 은신처에서 입수된 테러 관련 정보를 일부 국가에 보내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들은 어떤 국가가 이들 정보를 받았는지 밝히지 않은 채 이들 정부가 미국이나 서방 목표물에 대한 구체적인 테러 계획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각국의 보안조치에 “어느 정도 조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CIA는 이날 애초 빈 라덴 제거작전 관련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방침을 바꿔 정보분야와 국방 분야 담당 상ㆍ하원 상임위원회 의원들에게 빈 라덴의 시신 등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 공개는 버지니아주 랭글리의 CIA 본부 내 보안실에서 이루어지며 의원들이 사진 복사본을 외부로 가지고 나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CIA는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