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산은금융 '민영화'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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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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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 추진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16일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는 재정자금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것과 같아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재정자금으로 운영하는 산은금융이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것은 '주머니돈이 쌈짓돈' 논리라는 뜻이다.

우리금융이 지난 15일 공개된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의 당위성'을 언급한 검토보고서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우리금융은 이어 "우리금융은 연결기준 자기자본이 4조9000억원이던 2002년 상장을 완료하고도 정부 지분이 아직 57%나 남았다”며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 후 완전 민영화하는 데는 최소 20년 이상이 걸린다”고 밝혔다.

합병 후 정부 보유 지분이 50~60%로 낮아질 것이라는 산은금융 주장에 대해 우리금융은 "우리금융 인수 후 산은금융의 연결 자기자본은 현 22조6000억원에서 39조5000억원으로 증가한다”며 “산은금융이 우선 10%의 지분을 상장하고 우리금융 소수 지분에 따른 주가 희석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정부 보유 지분은 65.7%(19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은 또 “우선 산은금융이 우리금융 합병 후 정부 지분 하락 효과를 보려면 최소 3년이 지나야 하며 합병 후 산은금융의 정부 지분 19조7000억원과 우리금융 합병으로 인한 자사주 9조5000억원 등을 매각하는 데는 20년 이상 걸린다”고 주장했다.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산은과 우리은행의 메가뱅크 논의에 대해서도 “두 은행을 합병해봐야 자산규모가 50조원으로 글로벌 순위 54위로 5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며 “합병 시 동일인 한도 등으로 기업 고객이 빠져나가면 자산규모는 더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은 이와 함께 “관치금융과 정부 간섭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금융산업 현실을 감안할 때 국책은행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요원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간 합병은행은 국내 주채무계열 37개 가운데 23개를 맡아 국내 대기업시장의 70%를 점유한다”며 “이는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이 간접적인 보조금 지급으로 간주돼 주요 국가 통상마찰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측은 “경제규모에 걸맞은 대형 리딩뱅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민간 자율성과 창의성에 바탕을 두고 시장경쟁력을 갖춘 대형 민간은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영인 두 금융지주가 정면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노조를 중심으로 한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의 직원들은 '인수합병 반대'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 노조는 내부 전산망에서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밀실야합의 일방적 인수합병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호의 글을 게재하며 산은금융과 합병반대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다.

산은지주 노조 측도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게재하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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