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스트로스 칸 총재의 변호인은 16일(현지시간) 열린 심리에서 미 검찰이 주장하고 있는 사건 발생시각이 부정확하다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문제 삼았다.
특히 스트로스 칸 총재가 종업원에게 성폭행을 시도하고, 공항으로 가기위해 호텔 밖으로 나온 시각과 이유를 놓고 피고측과 검찰이 서로 엇갈린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애초에 미 경찰과 검찰은 스트로스 칸 총재가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의 소피텔 호텔에서 객실 청소원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시각이 지난 14일 오후 1시30분께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미 당국은 사건 발생시각을 정오께로 정정한 상태다.
검찰은 이날 낮 12시께 범죄를 저지르고 급히 호텔 밖으로 나선 스트로스 칸 총재가 JFK국제공항으로 향했으며, 뉴욕 경찰이 이륙 10분전에 파리행 에어 프랑스 여객기에 타고 있던 그를 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존 맥코넬 검사는 16일 법정에서 스트로스 칸 총재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 영상물을 보여주며 "총재가 급히 서두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고, 법정은 검찰측이 주장한 사건 발생시각에 근거해 총재의 보석신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피고측의 벤저민 브래프먼 변호사는 "그가 서둘러 빠져나간 것은 점심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전혀 다른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알리바이도 조만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RMC라디오를 인용, 스트로스 칸 총재가 당시 딸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브래프먼 변호사는 또 총재의 파리행 여객편은 오래전부터 예약된 것이므로 스트로스 칸이 공항으로 간 것을 도망가려는 시도로 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진실을 밝혀낼 가장 확실한 방법은 DNA 검사결과다. 그러나 스트로스 칸 총재는 15일 오후 미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기도 전에 이미 검사에 순순히 응할만큼 별다른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피고측 변호인도 이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방어적 자세를 취하지 않는 등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다.
한편 프랭크 브레스 뉴욕로스쿨 교수는 이번 일로 스트로스 칸 총재가 '어린 여성 이주노동자를 착취하는 부유한 백인 남성'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어려운 까닭은 바로 세상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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