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우리 'PMI(인수 후 합병)' 4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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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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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이수경 장기영 기자)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인수 후 통합(PMI)'에 실패할 경우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구체적인 PMI 계획을 세우지 않고 메릴린치를 인수해 결국 미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지주의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이 공론화되면서 PMI의 성사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PMI는 인수합병(M&A)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후적 통합 관리 노력을 의미한다.

조직 구조 및 운영 체계, 인력조정, 직급·보상, 영업망 관리, 조직문화 등 기업 경영과 관련된 요소들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McKinsey)의 통계를 살펴보면 M&A에 성공한 기업의 70%가 당초 예상했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PMI 실패를 주된 원인으로 꼽은 비율은 53%에 달했다.

산은지주도 우리금융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 은행의 화학적 통합을 가로막을 수 있는 변수로 △리더십 부재 △과장된 시너지 효과 △이질적인 조직문화 △노조의 반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꼽히는 악재는 리더십의 부재다. 인수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에 대한 우리금융 임직원들의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강 회장이 인수 후 비전을 제시해도 이에 공감하고 조직 발전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성공적인 PMI를 위해서는 조기에 M&A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책은행인 산은지주가 우리금융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두 은행의 이질적인 조직문화를 통합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한일·상업은행 합병, 공적자금 투입,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 설립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반면 산은금융은 지난 1954년 산업은행이 설립된 후 57년 동안 정부의 울타리 안에서 굴곡 없이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해 왔다.

업무 영역은 물론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들의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노조의 반발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난제다.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노조는 공히 M&A에 이뤄질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강 회장이 ’듀얼 뱅크(한 지주회사 내에 두 은행이 독립경영을 하는 체제)‘라는 고육책을 내놨지만 어떤 식으로든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노조의 반대를 누그러뜨리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PMI 달성을 저해할 악재가 산적한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산은지주는 인수가 우선이라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산은지주 고위 관계자는 “조직 구조나 임금 체계 등은 인수 후에 검토를 할 문제”라며 “지금은 PMI를 생각할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PMI에 소홀한 채 인수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데만 급급할 경우 결국 반쪽짜리 M&A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는 “다른 기업보다 금융회사 간의 합병이 훨씬 어렵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주도권 다툼과 조직 불화가 이어질 경우 시너지 창출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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