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LCD·PDP·AMOLED·2차전지 등 삼성이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사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그 모태가 삼성SDI라는 것이다. 그간 삼성SDI는 신규사업을 발굴·육성하는 역할을 톡톡이 해왔다.
이어 삼성SDI는 지난달 27일 삼성전자가 그간 육성해온 태양광 사업을 이관받기로 했다. 삼성그룹의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하나인 태양광은 그간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했지만 기대에 다소 미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미래사업 전문 육성기업인 삼성SDI가 태양광 사업 확산에 나섰다.
삼성SDI는 태양광과 더불어 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2차전지 부문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소형전지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솔루션에 이르기 까지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까지 함께 육성하면서 5개의 신수종 사업 가운데 2개 부문을 전담한다.
그간 삼성SDI가 육성한 사업들 역시 현재 각 계열사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LCD는 삼성전자의 4대 사업부 가운데 하나다. LG디스플레이와 함께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쟁사들이 주저하는 사이에 중국에 신규라인 건설에 나서며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AMOLED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이관돼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글로벌 1위 자리를 단단히 하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 등 프리미엄 제품에 상용화가 시작됐다. 연말께에는 노트북 등 대형 제품에도 적용돼 미래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밖에도 1970년 설립 당시 주력이었던 브라운관은 당시 흑백과 컬러 부문에서 모두 세계 1위에 오르며 볼모지였던 한국 전자산업의 선진화를 이끌어왔다.
이처럼 미래사업을 양도한 이후에도 삼성SDI는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며 삼성그룹 뿐 아니라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주도하고 있다.
2008년에는 기존 디스플레이 사업을 넘어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에 나섰다.
에너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지 3년만인 지난해 삼성SDI는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노트북·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적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본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해왔다. 하지만 삼성SDI의 도전을 시작으로 배터리 부문에서도 한국의 힘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번에 태양광 사업이 삼성SDI로 이관된 것 역시 이같은 성과가 있기에 가능했다. 태양광 사업과 기존 에너지 사업은 시너지 효과가 크다. 아울러 태양광을 통해 집약한 에너지를 보관하기 위해서는 삼성SDI가 확보한 에너지저장솔루션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SDI 박상진 사장은 "삼성SDI의 기존 에너지 부문과 태양광은 기술은 물론 해외 영업에 있어서도 협력의 효율성이 매우 높다"며 이번 태양광 사업이 이관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SDI가 갖고 있는 역량과 문화 역시 삼성의 미래 사업을 전담하게 된 배경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SDI는 오래 전부터 제조기술 역량을 갖춰 신규기술을 성공적으로 육성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며 "이같은 성공경험이 축적되면서 삼성SDI 구성원들의 자신감과 능력도 커지게 되는 성공의 선순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SDI가 맡고 있는 에너지와 태양광 시장은 향후 10년 동안 압축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돼 삼성SDI의 성장 속도도 빠르게 전행될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는 지난해 99억 달러에서 10년 후인 2020년 756억 달러로 7.6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IIT) 태양광 역시 지난해 298억 달러에서 2020년 723억원으로 2.4배 상당 성장이 예고됐다.(럭스 리서치) 이를 더하면 이들 양대 사업은 10년 동안 3.7배의 성장을 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이같은 시장 성장률을 두배 가까이 뛰어넘는 초고속 성장을 예고했다. 박 사장은 "삼성SDI는 2차전지 22조4000억원, 태양광 10조원 등 2020년까지 35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5조1000억원에서 10년 사이에 7배 가까이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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