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전·월세 시장이 금리인상이란 직격탄을 맞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집주인들이 월세와 전세보증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 3월 말부터 두 달 이상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전세시세가 2주 연속 오르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 더욱 충격이 크다. 전셋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어버린 형국이 돼 버린 셈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딸면 서울의 주간 전세시세 변동률은 6월 첫째 주 0.02%, 둘째 주 0.03%로 본격적인 상승 국면 진입이 우려되고 있다. 6월 둘째 주에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평균 전셋값이 지난주에 비해 0.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이주 수요나 학군 수요가 몰리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번지기 시작한 여름철 전셋값 상승 무드는 금리인상이라는 외부 요인을 만나면서 하반기 전세난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더구나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전세에서 구매로 갈아타려는 이른바 전환 수요를 억제시켜 전세난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2009년 7~8월에도 전세난이 있었는데 2년이 지난 올해 여름철을 맞아 다시 한번 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대출금리가 올라가 수요자들은 집을 사려는 마음을 접고 전세에 머무르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주택이 투자 수단이 아닌 거주 수단으로 가치관이 점차 바뀌면서 시장 여건이 좋아지더라도 예전처럼 폭발적인 집값 사승은 없겠지만, 현 시점에서 금리인상은 향후 구매심리를 더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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