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는 단순 주택공급에 역점…2기는 삶의 질 강조
자족기능 강화 베드타운 기능서 벗어나야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1/06/14/20110614000240_0.jpg)
하지만 1기와 2기 모두 수도권에 위치하고 ‘대도시 기능 분산’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측면이 많다. 2기 신도시와 1기 신도시가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기 신도시 입장에서는 2기 조성사업이 거의 마무되는 시점과 맞물려 인구 이동, 집값 하락 등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자족기능 관건, 일산 vs 파주
2기 신도시에 자족기능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도심의 단순 베드타운으로 전락해 도시의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1기 신도시 대부분은 베드타운화되면서 단순 주거도시로 끝나고 말았다. 그나마 강남과 인접한 곳은 학군 위주로 자리 잡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상대적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등 인기가 덜한 편이다.
분당신도시와 더불어 고급형 도시를 꿈꿔온 일산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일산은 1573만㎡ 규모에 수용인구만 27만6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신도시다. 그러나 강남권과 멀어지면서 집값도 하락세를 이어왔다. 일산신도시 주변에 파주, 김포 신도시 등 신규 주택이 대거 공급돼 경쟁력이 약화된 측면도 있지만 자족기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일산신도시에 분양을 받은 한 주민은 “당시 정부가 일산신도시에 출판단지를 유치해 자족기능을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땅값이 너무 올라 일산에 출판단지를 유치하지 못하고 파주에 조성했다”며 “이 같은 소식을 사실로 믿고 입주한 주민들은 당시 불만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래서 김포와 파주의 성공여부도 자족기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파주는 거리상 서울과 파주사이에 일산, 은평, 고양삼송 등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되면서 경쟁력이 다소 부치는 상황이다. 정부가 파주에 출판단지, LG LCD공장, 문산, 월롱 첨단산업단지 등을 유치하며 자족기능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은 아직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도시 기반시설이 모두 갖춰지고 입주가 대부분 끝난 이후에는 도시가 제기능을 찾아갈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파주시 교하동 H공인 관계자는 “분양아파트 입주 끝무렵부터는 일산신도시가 노후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이곳으로 인구유입이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며 “특히 파주출판단지, LCD공장 등은 파주신도시가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강남으로 성장한 분당 vs 판교
1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곳이 분당신도시다. 성남시 중원구 분당동 등 15개동에 위치한 분당신도시는 서울 강남과 인접해 있어 제2의 강남으로 성장했다. 강남권 수요가 분산되면서 새로운 학군이 형성됐고 집값 상승폭도 커 수요가 넘쳐나는 대표적인 '버블세븐' 지역으로 불리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계속 불면서 다소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학군수요가 자리잡으면서 전반적으로 집값도 높게 형성돼 있다.
분당신도시는 1989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후 집값은 약 20년새 100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1989년 11월 첫 분양한 분당신도시 32평형(전용 84㎡)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00만원, 전체 분양가는 5500만~6000만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같은 평수 분양가는 5억5000만~6억원대를 거뜬히 넘고 있다.
2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빠르게 사업이 진행돼온 판교신도시는 입지에서는 분당보다 오히려 경쟁력이 높다. 더구나 분당이 노후도가 빨라지는 반면 판교는 새 아파트인데다 저밀도의 친환경도시로 형성돼 쾌적성이 높은 편이다.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현대인의 특성상 고급도시로 변모하기 좋은 조건을 갖춘셈이다.
실제로 판교신도시는 2006년 첫 분양당시 '로또’로 불렸다. 당시 동판교 봇들마을 1단지 109㎡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최고 1088.4 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고, 대부분의 면적이 수십~수백 대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경기 침체기에도 좀처럼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봇들마을 1·2단지의 106~109㎡는 7억5000만 원 정도, 144㎡는 12억~13억 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분양가보다 현재 30~40% 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베드타운 평촌·산본·중동 vs 광교·동탄·김포
1기 신도시 가운데 분당, 일산에 비해 중소규모로 조성된 평촌과 산본, 중동 신도시는 깨끗한 주거도시로 성장했다.
이들 3개 신도시는 대단위 택지조성으로 수도권의 주택난 해소에 큰 도움을 줬다. 쾌적하고 계획적인 신시가지 조성도 높은 호응을 받은 부분이다. 중동신도시는 기존시가지와 균형있는 도시공간 구조로 개편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문학군을 형성하기도 하고 인구유입에 따른 강력한 상권도 구축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화를 키웠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고, 서울 도심의 단순 베드타운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
이런 점에서 2기 신도시는 1기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평촌, 산본과 지리적 위치에서 경쟁을 하게 된 광교와 동탄은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분명 유리하다. 현재로선 기반시설 및 교통환경 정비가 언제까지 마무리되느냐가 관건이다.
김포신도시의 경우 교통이나 친환경적 측면에서 이미 구시가지가 돼 버린 중동신도시에 비해 유리한 상황이다. 김포신도시는 한강을 끼고 있는데다 서울과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반면 한창 입주가 진행 중이지만 주변 정비가 상대적으로 늦어 입주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또 인근에 위치하는 검단·일산·파주신도시 등과의 차별화 전략도 입주율을 높이는데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