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저축은행 투트랙] 美 S&L사태, 신속한 대응과 제재 강화로 위기 극복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6-15 17:2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저축은행 2차 구조조정을 앞둔 가운데 20년 전 미국에서 일어난 저축대부조합(S&L) 파산 사태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저축은행과 S&L이 성격이 유사하며 부실 위험에 빠진 과정마저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금융당국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당시 미 금융당국이 S&L의 구조조정을 성공으로 이끈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S&L은 국내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지역 주민에게 소액 단기 저축을 받아 주택 관련 장기 대출 상품을 주로 운용하던 소형 금융사다.
 
대부분의 S&L은 고금리 수신 경쟁을 통해 예금을 모아 상업용 부동산 등 고수익·고위험 분야에 투자를 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로 돌아서자 부실 자산이 드러나고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S&L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들 대부분은 지급 불능 상태에 빠져 미국 경제 전체를 위기에 빠뜨렸다.
 
현재 국내 저축은행은 미국 S&L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은 대출 금리가 보장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투자하게 된 배경에서부터 부동산 경기 침체 후 부실 문제가 본격화돼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모습까지 모두 빼닮았다.
 
당시 미 금융당국은 S&L의 파산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배드뱅크인 정리신탁공사(RTC)를 설립했다. 부실한 S&L은 과감히 폐쇄시키고 악성 여신은 정부가 사주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공적자금을 조성한 미 금융당국은 이를 RTC에 투입한 후 서둘러 S&L의 부실 자산과 채권 등을 매입했다. 그 결과 S&L은 장부에서 부실 채권 등을 털어내 신속히 정상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미 금융당국이 RTC를 통해 부실 조합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신속성은 국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실 정리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 공적자금을 과감히 투입하는 등 정책의 방향성이 모두 분명했기 때문이다.
 
최근 구조조정 재원 부족 논란에 휩싸여 정책의 추진력을 의심받는 국내 금융당국과는 대조적일 수밖에 없다. 공적자금 투입여부를 두고 같은 조직내에서 조차 의견이 엇갈리는 등 정책 혼선을 빚는 양상이다.
  
미 금융당국이 S&L사태의 조기수습을 위해 금융범죄에 대한 제재 강화를 실시한 점도 주목할만하다. 당시 미 정부는 금융기관개혁법 등 강력한 입법 조치로 금융사 임직원들의 횡령이나 부정사용 등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금융범죄와 관련해 벌금과 형량도 각각 최대 100만 달러, 20년으로 대폭 상향 조정해 금융사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등을 차단함으로써 시장의 신뢰회복을 이끌었다. 

국내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검찰수사 등과 맞물려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어려움은 배로 커진 상황"이라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저축은행 부실을 야기한 대주주 등의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