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독일에서 있었던 ‘신 경영’ 선언 이후 제2신경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다.
삼성은 15일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 내 신임 경영지원진단팀장(감사팀장)에 정현호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부사장을, 인사지원팀장에 정금용 삼성전자 전무를 각각 내정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직원들의 나태와 부정을 질타한 이후 이뤄진 조치로, 향후 감사팀(경영진단팀)을 중심으로 한 인적 쇄신을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전임 팀장들은 원소속인 삼성전자로 돌아가 보직을 받아 현업에 근무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영진단팀장의 교체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감사조직 책임자의 직급을 높일 것을 주문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다.
다만 인사팀장의 동반 교체는 조직쇄신에 대한 이 회장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이로써 총 6개팀으로 구성된 미래전략실은 지난해 12월 출범한지 반년 만에 두명의 팀장이 교체됐다.
그룹의 경영을 총괄·조율하는 미래전략실의 핵심 인사들이 보직에서 물러나면서 이에 따른 '쇄신 후폭풍'이 모든 계열사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테크윈 오 사장과 삼성카드 최 전무의 퇴진은 이를 알리는 전주곡에 불과하다. 부정 당사자 뿐 아니라 조직 기강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 및 경영진에 대한 문책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모든 계열사 감사조직의 변화를 주문한만큼 상당수 계열사들이 감사 책임자 교체 및 인원확충, 역량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조직이 안정되는대로 강도높은 감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의 한 계열사 고위 임원 역시 "감사를 통해 부정이 드러나면 당사자인 직원들 뿐 아니라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사안이 있다면 문책성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번 감사와 인적쇄신을 통해 삼성의 문화를 개혁하고 조직원들에게 깨끗한 조직문화의 당위성을 재인식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감사조직의 외부 인사 충원 및 조직체계 변경도 예상된다. 이 회장은 지난 9일 "감사인력의 자질을 높이고 감사팀을 계열사 내부에서 완전히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계열사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기존 경영지원 실 등 내부 조직에 소속된 감사팀 역시 CEO 직속으로 편제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정부 정보부서 출신 등 외부인력을 충원해 조직내 부정을 빠짐없이 적발해 주저없이 강한 징계를 내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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