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소속돼 있는 신흥지수에서 비중이 꾸준히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되레 이 지수에 남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2일 주요 증권사는 MSCI 선진지수 편입 불발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선진지수 조건을 갖춘 데다 글로벌 자금도 신흥증시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MSCI는 이날 시장분류 심사 결과 한국이 증시 전반으로는 선진지수 기준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반면 원화환전·외국인투자자 등록제·지수사용권 등 시장 접근성 부문에서 기준에 못 미친다면서 신흥지수에 잔류시켰다. 전년과 같은 이유다.
증권가는 금융위기 이후 시장 재편으로 비중을 늘린 신흥지수에 남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잇따라 내놨다.
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MSCI 선진지수 편입 불발이 되레 한국 증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선진국 시장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선진지수에 들어가도 긍정적인 여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이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에 편입돼 있는 점도 신흥지수 안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흥지수에 남을 경우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보다 실익이 많다는 것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선진지수 편입시 20조원 이상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에 비해 신흥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잔류하는 것이 되레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증권은 한국 증시가 MSCI 신흥지수에서 13%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브라질에 이어 3위다.
증권가는 최근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미 선진지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비중을 더 늘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에 선진지수 편입시 투자자 포트폴리오 재설정으로 원화 변동성을 확대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진국 투자자가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성향도 부담으로 꼽혔다. 선진 증시 대형주 대비 국내 기업 외형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MSCI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예전 같지 않다"며 "외국인 투자자 또한 지수 편입 여부보다는 유럽 재정위기 해소 여부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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