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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덕형의 세상뒤집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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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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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시헙비행과 일본의 비난

아주경제산업부 팀장/이덕형
대한항공이 동북아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A380을 도입해 지난 16일 역사적인 시험운항을 했다. A380의 시험운항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독도를 선회하고 돌아오는 것으로 예정됐다. 이날 시험비행에는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과 언론인·일반인 체험단 등이 탑승했다.

체험비행 과정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오너십 경영의 순기능을 역설하며 '하늘 위 호텔' A380 발주를 그 한 가지 사례로 지목했다.

조 회장은 "세계 학계가 한국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연구하는데 성공 요인의 핵심으로 오너십에 의한 안정적 매니지먼트를 꼽고 있다"며 "단기적 안목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실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조양호 회장은 기자들과 많은 얘기를 했다. 조 회장은 특히 "가장 어려울 때 항공기를 좋은 조건에 주문했고, 시황이 회복되는 지금 A380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항공의 역사를 보면 민영화 4년 뒤인 1973년 5월 당시 점보기라 불리는 보잉 B747 기종을 동북아 최초로 도입해 미주노선에 투입했다. 당시 일본 외무성과 일본항공(JAL) 등이 대한항공의 B747 기종 미주노선 투입을 재고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국영항공사인 일본항공조차도 당시 점보기인 B747의 도입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일본항공조차도 투입하지 않았던 B747 점보 기종을 도입해 미주노선에 투입한 것은 조중훈 회장의 결단력이었다.

당시 국내는 물론 일본의 항공업계조차도 1973년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을 의심했으며, 미주노선에 점보기의 투입이 실패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채 3000 달러에도 못 미치는 경제력 수준에서 점보기 도입은 가난한 나라로서는 그림의 떡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웠다. 하지만 조중훈 회장의 뚝심으로 점보기 도입을 통해 대한항공은 국적사로, 그리고 동북아 최초의 점보기를 도입한 항공사로 항공역사에 남게 됐다.

최근 일본 정부가 지난 1973년의 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A380 독도 시범비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대한항공이 지난 16일 A380의 인천~독도간 시범비행을 실시한 것과 관련, "일본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 영유권에 관한 입장에 비춰볼 때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주장했다.
 
동북아 최고의 항공사를 지향하던 국영기업 일본항공이 리더와 경영진의 부재로 인해 파산을 한 지 2년이 넘었다. 대한항공의 A380 도입과 독도의 순회비행은 그래서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

일본은 지난 1973년의 대한항공보다 늦게 보잉 B747을 도입했다. 그리고 38년이 지난 지금 일본항공은 A380 도입을 주저하다 또 다시 대한항공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그렇게 때문에 일본 정부는 독도를 시험비행한 대한항공과 A380 시험운항에 속이 쓰렸는지도 모른다.(아주경제 이덕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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