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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김기덕 필름은 ‘한국 영화계에 고하는 김기덕 감독의 외침’이란 성명서를 다시 한 번내고 자신의 생각을 왜곡시키는 국내 언론의 보도를 질타했다.
김 감독은 “개인의 인신공격성 기사와 불구경 하는 마음으로만 쓰지 말고 (성명서)를 다시 잘 읽어 보길 바란다”며 국내 언론사들의 보도 행태를 비난했다.
그는 성명서를 통해 “(전날 성명서는) 분명 진심으로 (고지전의) 개봉을 축하했고 그들이 떠날 때 해체 된 ‘돌파구’ 멤버를 다시 살려 달라는 부탁이었다”면서 “이것이 어떻게 인신공격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뼈까지 아픈 감정을 조절하느라 수없는 어둠과 싸우고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을 이렇게 비틀어도 되는가”라고 분노했다.
장훈 감독의 ‘고지전’과 자신이 제작한 ‘풍산개’를 같은 선상에 놓고 다시금 언론에 반문했다.
김 감독은 “고지전이나 풍산개 모두 우리 민족의 고통스런 전쟁의 아픔에 대한 것”이라며 “영화 안에서 평화를 찾으려 노력하는 데 영화 밖에선 왜 투견장을 만드냐”고 안타까워했다.
자신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은 ‘아리랑’에 대한 세간의 시각도 전했다.
그는 “칸에서 아리랑을 본 사람 중 진정한 (아리랑의) 의미를 전한 사람이 있는가”라며 “상을 준 (칸 영화제) 일곱 명이 심사위원이 인신공격 상을 준 것인가. 당장 기자 시사회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 언급한 ‘트랜스포머3’에 대한 국내 메이저 배급사들의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선 보다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멀티플렉스의 의미는 여러관에서 다양한 영화를 보자는 것”이라며 “2200개의 스크린 중 1400여개를 점령한다는 것은 미국에서도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퀵’ 역시 스크린 점유 경쟁으로 개봉일을 하루 앞당긴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사전 유료 시사로 잡은 스크린 수는 저예산 영화들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경쟁 속에 피해를 보는 것은 룰을 지키는 작고 힘없는 영화들 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 같은 현상은 문화에 대한 일방적인 조종이며 국민들을 단순한 문화의 노예로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정부도 영화인도 언론도 관객도 아무도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서 “당사자인 이름 있는 영화인들과 배우들이 이 심각한 사실을 외면한다. 그렇다면 그들도 그 줄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를 즐기는 모든 사람에게 위험한 신호가 오고 있는 것이고 어느 순간 수술이 불가능해진다”며 한국 영화계 전체가 문제를 함께 인식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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