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기름값 할인이 종료된 후 기름값이 매일 오르면서 이에 대한 정유사와 주유소 간 책임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기름값이 오를 만한 이유가 특별히 없다고 지적하면서 논쟁에 불을 지폈다.
정유업계는 소매가격은 주유소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라며 주유소에 책임을 돌렸다. 실제 가격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가격이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대부분 지역의 휘발유 가격인상 폭이 리터당 15~20원 정도인데 제주도는 무려 74원이 인상됐고 서울도 인상폭이 30원으로 타 지역에 비해 다소 컸다. 이는 비교적 가격경쟁이 덜한 지역에서 가격인상폭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주유소는 정유사가 지나치게 공급가격을 인상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주유소업계는 오피넷에 공개된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실제 공급가격보다 훨씬 낮다고 주장했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5주 SK에너지의 오피넷 공급가격은 SK자영주유소가 실제 공급받은 가격과 휘발유는 리터당 73원, 경유는 78원의 격차가 발생했다. 또 GS칼텍스의 경우도 휘발유 17원, 경유 18원 정도 차이가 났다.
이는 오피넷에서 제공하는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주유소뿐만 아니라 대리점과 판매소를 포함한 가격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점유율 35%를 차지하는 SK에너지의 경우 대리점인 SK네트웍스에 공급하는 가격이 오피넷에 공개돼 실제 가격과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업계는 정작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는 내버려둔 채 업계 탓만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토로한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는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을 책정한다”며 “가격이 비싼 대신 서비스 질을 높이는 등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영업방침이 다르게 마련인데 무조건 비싸니까 나쁘고 싸니까 좋다는 것은 자유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정유사든 주유소든 가격인하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소매가격을 두고 네탓공방을 하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이 될 수밖에 없다”며 “그보다 유류세나 석유유통시장 투명성 확보 방안 등 근본적인 유가대책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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