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통제되고 집단 생활 속에 폭력이 존재하는 군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수억원을 준다고 해도 다시 군대가라면 못간다” “페바(FEBA·GOP 아래쪽 주둔지)를 향해선 오줌도 누지 않겠다” 등의 말은 군 생활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수뇌부들은 군 생활의 어려움을 체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무총리, 감사원장, 검찰총장 후보자까지 모두 군 면제자다.
그나마 ‘당·정·청’ 중 한축인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만 방위병 출신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문제는 태도다.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는 군 면제 사유에 대해 ‘오락가락’하면서 국민에 대한 미안함이나 부끄러움이 없어 보인다.
청와대는 한 후보자가 “(대학 때)미식축구를 하다가 허리를 다쳐 수술을 받았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한 후보자와 같이 운동을 했던 한 동기는 “한 후보자가 1학년 중 유일한 주전이었지만 다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어차피 사법시험 합격 후 법무관으로 가게 돼있었고 법무관으로 가면 인사에서도 똑같이 인정을 받기 때문에 굳이 병역을 피할 필요가 없었다”며 “그러나 다리가 저리고 나중에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서 수술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병역 미필자로서의 부끄러움 보단 법무관으로 갈 수 있었는데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반면 홍 대표는 완벽한 군복무를 못한데 대해 부끄러워 할 줄 알았다. 그는 “공직에 나가면서 병역 문제가 화제가 될 때 마다 미안하고 창피했다”고 토로했다.
물론, 군 미필자라고 해서 공직 수행이나 전문적 분야에서 종사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군대 면제 받았는데 왜 의혹제기냐”는 식의 반응이나 해명으론 곤란하다. 대다수 국민은, 특히 서민은 소중한 2년여의 시간을 국가를 위해 헌신했기에 그들의 의혹제기는 당연하다.
한 후보자는 홍 대표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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