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출이 재개된 모 시중은행의 한 영업점.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이 깐깐해진 대출 조건에 난감해 하고 있었다.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은행에서 명확한 사용처를 요구하는 등 대출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 고객은 다른 은행도 알아봐야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이날 농협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들이 지난달 17일부터 중단했던 가계대출 영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대출 기준이나 요건이 까다로운데다 주식투자 목적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불가능해 여전히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 은행별 대출 요건도 달라 고객으로서는 꼼꼼히 확인해보고 발품을 팔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용도를 엄격히 따져 대출에 제한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생활자금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주식담보대출 등은 억제하고 있으며 마이너스 통장 개설 등도 제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만기일시상환 방식의 변동금리 대출을 이달에도 재개하지 않으며 주택을 보유한 고객에 한해 고정금리형 상품을 판매한다.
아파트 중도금 때문에 대출을 신청했다는 박모씨는 “26일에 전화해보니 확정된 것이 없다며 추석 전에 한도승인을 받으면 대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며 “재개했다고 해도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협의 경우 지난달 25일부터 가계대출을 재개했으나 여전히 용도 등을 따져 실수요에 한해서만 대출해주고 있다.
농협중앙회 명동지점 관계자는 “본점에서 선정한 우량 업체 근로자의 경우 연소득의 1.5배 정도 대출이 가능하며 농협 주거래 고객으로 자체 산정 신용등급이 높으면 최고 6000만원 정도 가능하다”며 “9월 이후 추가 운용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까지 영업점에 시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출 억제 움직임에 따라 대출금리도 크게 올랐다.
우리은행의 일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가 0.20%포인트 올랐고 신한은행도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다. 농협도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까다로운 대출 심사에 금리 인상까지 겹쳐 큰 부담을 지게 됐다.
이처럼 높아진 대출 문턱 탓에 이달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가이드라인인 0.6%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