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에게 물었다] 비정규직 ‘처우개선’이냐, ‘고용안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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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0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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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박재홍 기자) ‘부의 분배’가 양극으로 치우치면서 발생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갈수록 가계 형편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급여를 받으며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문제 해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해결의 열쇠를 한나라당은 ‘처우개선’에, 민주당은 처우개선을 포함한 ‘고용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어 의견 절충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 나성린 “임금·복지, 최소 보장해야”

한나라당의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히는 나성린 의원은 비정규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처우를 개선하고 복지를 향상하는 방향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고용보장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임금 등에 있어서 최소한을 보장해줘 자생을 꾀해야 한다는 논리다.

나 의원은 “현재 비정규직 인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지향상이 중요하다”며 “임금수준을 정규직의 80%이상으로 올리도록 하고 4대 보험을 비정규직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주는 등의 방안을 도입하면 비정규직에 안정성이 실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정규직을 채용한 이후 2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현행법을 거론하며 “우선 2년이 지난 이후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한다”며 “2년이 지난 이후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해고할 경우 이 기간을 3~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비정규직을 2015년까지 30% 이하로 줄이는 방안 등 비정규직 자체를 줄여 고용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바람직하다”고 동조하면서도 “그러나 정치권에서 무조건 ‘몇 %’라고 명시하고 비정규직을 줄인다는 것은 시장경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고용형태의 다양화를 제시했다.

나 의원은 “무조건 풀타임 근무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재택근무를 한다든지 파트타임 근무를 원하는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강봉균 ”기업이익, 고용보장으로 이어져야“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출신으로 민주당의 대표적인 경제전문가인 강봉균 의원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을 형평성 있게 지급하고, 중장기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우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강조했다. 같은 일을 비슷한 강도로 한다면 임금도 동일하게 줘야한다는 논리다.

그는 "노동부 차권 재임 시절이던 지난 1995년만 해도 대기업에 비정규직 자체가 별로 없었고 때문에 문제가 이처럼 확산되지 않았다"며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겪으며 비용절감 등에 나서며 비정규직이 늘었고, 그에 대한 부작용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재벌 대기업과 공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어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충분하다. 하지만 수출이 잘돼 인력이 더 필요한 경우는 비정규직 형태로만 인원을 충당한다”며 “똑같은 일을 하는데 임금 차별은 있을 수 없는 만큼 수출 대기업과 공기업이 나서서 임금 차별을 없애는 등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비정규직의 임금을 높이고 고용을 보장할 경우 신규채용이 제한되고, 기업의 부담이 커진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선 “대기업은 많은 돈을 벌어 지불능력이 충분한데 이를 신규채용에 사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강 의원은 임금 차별을 단계적으로 없앤 뒤 비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해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금의 최소한도로 보장하는 한나라당안도 과도기적으로 괜찮을 수 있다. 그러나 최종에는 정규직 전환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다만 중소기업 등 지불 능력이 낮은 곳은 임금을 정규직만큼 주기 어려운 만큼 4대 보험 가입 의무화 등 개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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