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여전한 만큼 섣불리 증시 방향을 점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증권가는 코스피 단기 전망치를 1700~1950선으로 잡으면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네 마녀·금리동결 영향 미미
8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3.18포인트(0.72%) 상승한 1846.64를 기록했다.
지수는 한때 1820선까지 떨어졌다가 기관에서 매수를 늘리면서 되올랐다. 개인·외국인이 5000억원·200억원어치 이상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5000억원어치 이상 사들였다. 프로그램매매도 1700억원 이상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매매 순차익잔고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서 동시만기에 따른 영향이 미미했다는 평가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만기일에는 매물 압력이 거의 없었다"며 "오히려 프로그램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오은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3%로 나왔지만 미국이나 유럽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금리 카드를 만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가파른 물가 상승에도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치면서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소비자물가가 가장 높았던 만큼 하반기에 금리를 올린다면 이번이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었다"고 말했다.
◆지수 전망 여전히 안갯속
경기둔화·재정위기 우려와 정책 대응 기대가 엇갈리면서 지수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에 빠져 있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전거래일 예상 외로 급등하면서 단기 전망치 상단을 1950선까지 높였다"며 "그러나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20일, 60일 이동평균선이 근접해야 하는 만큼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짝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점쳐졌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긍정적인 정책 대응이 예상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 등을 통해 정책적 대응이 강화될 것"이라며 "여전히 걸림돌이 많기는 하지만 독일 헌법재판소가 그리스 구제금융지원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도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석 연휴 기간 굵직한 대외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시장 대응은 단기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 연구원은 "변동성이 여전히 확대될 수 있어 단기매매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라며 "대부분 업종이 박스권 하단을 확인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이는 운송장비와 보험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가 안정세를 찾는다면 8월 급락장에서 주춤했던 종목장세가 재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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