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불거지면서 유럽 증시가 큰 폭 하락하면서 긴장감을 더욱 높이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중국의 이탈리아 채권 매입 가능성이 12일 뉴욕증시 후장 강세를 이끌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는 일제히 연휴 이후 첫날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예상하며 외국인 매매동향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이 12~13일 이틀 간 휴장하는 동안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시는 1~8%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유럽 증시 하락폭이 컸다. 8일 이후 2거래일 동안 프랑스 CAC40지수는 7.5%, 독일 DAX30지수는 6.2%, 이탈리아 증시는 8.6%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 하락은 그리스가 구제금융 일부를 예정대로 받지 못하면서 곧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필립 뢰슬러 독일 경제장관이 ‘유럽이 그리스의 질서 있는 디폴트’를 더는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9~10일 양일간 프랑스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강력한 협력체제를 유지해 나가는데 의견을 같이 했지만 소득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리스 채권 보유국들의 신용위험도 커지는 모습이다.
13일 현재 그리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3.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프랑스 BNP파리바 등의 CDS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치로 상승하고 있다.
이 탓에 추석연휴 프랑스 증시는 BNP파리바, 소시에테 제네랄 등 프랑스 은행주 급락으로 9~12일 양일간 무려 -7.5%나 떨어졌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무디스의 지난 6월15일 BNP파리바 등 프랑스 3대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경고가 발표된 지 3개월이 다가오면서 15~16일 프랑스 3대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이 있을 것으로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 회장과 이탈리아 재무장관이 2주 전 베이징에서 회동했다는 소식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CB채권 매입 중단 또는 유럽재정안정기금 증액 실패 시 곤란해질 수 있는 이탈리아의 구원투수로 중국 정부가 거론되는 모습이다.
실제 이런 기대 덕분에 12일 미국 증시가 장막판 반등했으며 13일 일본증시 등 일부 아시아 증시도 12일 급락의 일정부분을 만회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경기부양책은 시행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 탓에 큰 효과는 발휘하지 못한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자와 고용주의 세금감면 2400억 달러, 실업급여지급 연장 570억 달러, 주ㆍ지방정부 보조금 850억 달러, 사회간접자본확충 500억 달러 등을 약속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추석연휴기간 제기된 각종 소식 가운데 중국의 이탈리아 국채 매입 가능성을 제외하곤 반가운 소식이 없어 코스피 추가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에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제기됐고 프랑스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더해졌다”며 “이번주로 예정된 EU 재무장관회담에서 안정기금 3차 증액이나 유로본드 발행에 대한 논의가 진일보하는지가 관심거리”라고 전했다.
독일 등은 그리스의 디폴트 이후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면 원만한 합의 도출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승우 연구원은 “다만 코스피가 1700선 부근에 근접할 경우에는 적어도 트레이딩 목적의 단기적인 매수가담이나 비중확대 전략은 유지해도 무방할 듯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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