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소극적 환시 개입…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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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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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 "통화 약세 추세 용인…평가절상보단 변동성 통제 목적"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 약세에 맞서 잇따라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련의 움직임은 과도한 환율 변동성에 제동을 걸려는 것이지, 통화 가치를 띄어올리려는 게 아니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원·달러 환율(위/단위: 원)-헤알·달러 환율(단위: 헤알/출처: FT)
FT는 신흥국들의 시장 개입 규모가 작다는 데 주목했다. 지난주 신흥국들이 환율방어를 위해 동원한 자금은 70억 달러 가량 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원화를 떠받치는 데 40억 달러를 썼고, 브라질 중앙은행은 22일 외환스와프를 통해 27억5000만 달러를 동원했다.

하지만 대만(3억 달러), 인도네시아(1억9600만 달러), 페루(1억8100만 달러), 터키(3억 달러) 등은 개입 규모가 미미했다. 영란은행(BOE)이 1992년 파운드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270억 파운드(418억 달러)를 쏟아부었던 데 비하면 매우 적은 액수다.

FT는 신흥국들의 시장 개입은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것일 뿐 통화 가치를 반전시키려는 의도로는 읽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원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주 초 대비 4.7% 하락 마감했고, 브라질 헤알화와 터키 리라화도 달러화에 대해 각각 8.6%, 3.6% 약세로 한 주를 마쳤다.

시장 개입 효과가 이처럼 미미한 데도 신흥국 외환 당국은 나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통화 약세가 수출 경쟁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요국 당국자 가운데 '환율전쟁'을 처음으로 문제삼았던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도 지난 22일 FT와의 회견에서 최근 환율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달러화 대비 헤알화 가치는 2008년 말부터 지난 8월까지 46% 급등했다가, 최근 한달 새 16% 급락했다.

자히어 이므란 아흐마드 RBS 투자전략가는 "중앙은행들이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경험한 일들 때문에 자국 통화 약세를 좀 더 용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대규모 부양정책으로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자, 신흥국들은 대거 유입된 해외 자금이 통화 가치를 띄어올려 고전해왔다.

FT는 그러나 예외도 있다며 한국이 특히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처럼 해외 차입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상환 부담 탓에 자국 통화 가치를 지지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외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43%에 달한다. 자본시장이 잘 개방돼 있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의존도가 큰 만큼 외부 악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 동유럽에서는 헝가리의 외채 규모가 GDP의 174%에 이른다.

FT는 아울러 변동성이 큰 상품시장도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환율정책을 통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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