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연구를 추진하는 미국 태양광 기술벤처에 잇따라 투자한 것. 이들 벤처들이 개발 중인 기술은 태양전지용 웨이퍼 단가를 낮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이다. 하지만 그만큼 개발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이달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태양광 벤처기업 ‘크리스탈솔라(Crystal Solar)’의 지분 일부를 1500만(약 150억원) 달러에 인수했다. 앞서 작년 말에는 미국 보스턴 소재 태양광 벤처 ‘1366테크놀로지(1366 Technologies)’의 주식 1000만 주를 500만 달러(약 5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두 벤처가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은 모두 웨이퍼 단가를 낮추는 것으로, 연구 목적이 같다. 크리스탈솔라는 실란가스에서 폴리실리콘과 잉곳 생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1366테크놀로지는 잉곳 과정을 거치지 않고 용융 상태의 폴리실리콘에서 직접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한화케미칼은 1366테크놀로지의 경우 2년내 상업화가 가능하며 생산단가를 30%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기술 난이도가 높아 개발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연구계의 한 전문가는 이 기술에 대해 “통칭 리본(Ribbon)법으로 불리는데, 한 때 세계 공정의 1%를 차지했다가 지금은 사양된 기술”이라며 “공정을 통해 만든 제품의 퀄리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술 실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란 얘기다.
크리스탈솔라가 개발하는 기술은 그보다 수준이 한차원 더 높다. 잉곳과 함께 폴리실리콘 단계까지 생략한다. 따라서 기술 성공 시 웨이퍼 업체는 물론 기존 폴리실리콘 업체들까지 무력화시킬 수 있는 파급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연구계는 이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전문가는 “기존에도 이런 기술이 있었지만 제조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문제였다”고 지적하고, “태양광 제조단가가 크게 하락했고, 기존 기술들이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신기술이 얼마나 경제성과 퀄리티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기술 개발이 어렵지만, 한화케미칼로서는 일단 비교적 적은 투자금으로 미래 획기적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해둔 셈이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위해 해외 기업 인수 등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화케미칼은 폴리실리콘을 양산하기로 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산업은 국내외 대기업의 잇따른 신규 진출로 공급과잉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케미칼은 기술 선점을 위한 투자를 통해 가중되고 있는 태양광 경쟁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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