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미 FTA 비준 왜 서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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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0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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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오는 12일(현지시간) 미 하원과 상원 본회의를 차례대로 통과할 것이 확실시돼 미 의회 비준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 백악관이 지난 3일 이행법안을 제출한 이후 휴회일자를 빼고 의회 문을 연 회기 일수로만 따져서 6일 만에 양원의 상임위, 본회의 절차를 모두 통과하는 셈이다.

이행법안 제출 후 처리시간을 따져 미국이 지금까지 맺은 17개국과 FTA를 비교할 때 2004년의 미모로코 FTA와 더불어 최단시일 처리기록이다. 협정서명 이후 이행법안의 의회제출까지는 무려 4년3개월이 걸렸지만 법안이 의회에 제출된 이후부터는 ‘고속열차’를 탄 것.

정부의 한 통상전문가는 미국이 이토록 한미 FTA 비준을 서두르는 까닭에 대해 미국의 경제위기와 대선경쟁을 꼽았다.

◆ 경제위기 돌파구 찾아= 올 초 미국경제는 중동의 정정불안과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또 다시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그러면서 한국·파나마·콜롬비아와의 FTA로 거둘 수출 증대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실업률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수출 규모 18만1000달러당 일자리 1개가 생긴다는 가정하에 한미 FTA 발효로 미국 내 약 28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수입량이 늘어나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대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FTA 이행법안 처리와 함께 무역조정지원(TAA) 프로그램 의회 통과도 촉구했다.

◆ 대선경쟁서 유리한 고지 점령= FTA가 미국 경제에 활력소가 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해온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는 내년 대선까지 이어나갈 수 있다.

특히 그가 이미 지난달 4500억달러 규모의 '일자리 창출 법안'을 제창하며 어려운 경제 살리기 전면에 나선 터라 FTA 발효 효과가 긍정적으로만 나타난다면 그의 재선 가도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연방정부의 채무상한 문제로 정치권의 이전투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FTA 법안 처리 촉구는 야권과 타협할 수 있는 대통령의 모습으로 유권자에게 부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내수 경기를 살릴 수 없고 경쟁력 높은 금융산업도 위기에 처한 만큼,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는 수출 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미 행정부와 의회가 교역확대의 확실한 창구인 FTA를, 절실하게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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