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유럽위기 이후 외국인 비중이 도리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리먼 사태 때와 같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제기됐지만 영향은 크지 않았다. 빠져나간 유럽계 자금의 빈자리를 아시아계 자금이 대체해준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국내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시장이 위기가 지나가면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6일 기준 969조3649억원으로 지난 8월4일 이후 16.87% 줄었다. 반면 외국인 비중은 32.06%에서 33.12%로 늘었다. 외국이 비중이 33%대로 늘어난 것은 지난 5월4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자금은 14.13% 감소했지만 전체 시가총액 하락률보다는 작았다.
이런 상황은 3년 전인 리먼 사태 때와 다르다. 당시에는 외국인 전체 자금이 9월14일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전 226조1782억원에서 158조3593억원으로 두 달 새 29.98% 줄었다. 전체 시가총액 감소량 대비 외국인 자금 비중도 리먼 사태 당시 33.21%였지만 지난 8월 이후 26.86%로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3년 전과는 달리 올해는 유럽계를 대신해 아시아계 자금이 시장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데 8월 이후 싱가포르 자금은 7000억원 이상을 국내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은 보유액을 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금액이 8월 말 84조6744억원에서 9월 말 85조754억원으로 4000억원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동안 유럽계 자금은 1조9000억원 이상 자금을 뺏지만 아시아계 자금은 1조7000억원 이상이 유입됐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4000억원, 태국 7000억원, 말레이시아 6000억원 등이다.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때는 외국인들이 일시적으로 10조원에 달하는 채권을 팔면서 금리가 요동친 바 있다.
이같은 투자 패턴은 국내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그 이유라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특히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우리나라 채권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이는 일시적으로 급등한 환율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센터장은 "지난달 템플턴이 채권시장에서 일시 매도를 보였던 것과 같이 선진국 펀드 쪽에서는 빠지는 경향이 관찰된다"며 "하지만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계 중앙은행과 중국이 그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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