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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한순간의' 도가니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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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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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황동혁 감독의 '도가니'로 세상이 들썩이고 있다. 누적관객 수 300만명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동시에 영화가 영화를 넘어 사회 변혁의 힘이 될 것이라는 등 호평으로 가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도가니 개봉과 동시에 실제 사건을 재수사해달라는 청원이 쏟아졌고, 결국 일주일 만에 경찰청이 재수사에 착수했다. 게다가 도가니 사건의 배경인 '인화학교'의 전 교장이 하남 특수학교에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권고사직됐다.

하지만 도가니 열풍은 우리 사회의 고질병과도 너무 닮아 있다. 이른바 '냄비현상'이다. 들끓고 있는 분노의 도가니가 한순간의 도가니에 그칠까봐 두려울 정도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언론과 네티즌들은 벌떼처럼 달려들어 사건을 파헤친다. 범죄자의 신상을 털기도 하고 '아고라' 같은 공간에서 서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속성은 없다. 언론은 늘 겉으로 드러난 사건에만 집착해 보도하고, 네티즌들의 관심도 일회적으로 치솟았다가 어느 사이에 사그라진다.

도가니 열풍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근본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높은 관심도를 지속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제도가 다져져야 하는 동시에 제도가 올바른 쪽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가 필요하다.

도가니로 인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아동·장애인 대상 성범죄의 양형기준을 손보겠다고 한다. 지난 4월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수정된 지 6개월 만에 다시 고치겠다는 것이다.

영화 도가니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결코 눈 감아줄 수 없는 범죄가 이런 저런 법률로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게 되는 이상 소설과 영화 '도가니'는 영원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냄비현상으로 인해 도가니 사건이 한순간에 잊혀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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