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미 FTA 비준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통화한 야당 중진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를 비롯해 홍재형 국회부의장·우윤근 법제사법위원장·최인기 농림수산식품위원장·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등 5명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당내 반대가 있겠지만 합리적 선택을 좀 해달라”면서 “중소기업이든, 농촌 문제든 여야가 합의하면 정부는 이를 수용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농업의 위기라고 하지만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시설 보완이나 중소기업 기술지원, 특히 R&D(연구개발)에 투자해 농업을 살릴 수 있는 게 아니냐”면서 “내년 1월1일부터 집행을 하려면 빨리 좀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미국도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었지만, 절차는 갖춰놓고 반대했다”면서 “내가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할 때 한미 FTA에 반대했던 의원들이 ‘나는 반대했지만, 축하한다’고 하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야당도 (비준 표결에서는) 반대하더라도 (절차를 밟을 수 있게) 설득을 좀 해달라”고 당부했다.
홍 국회부의장은 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줘 고맙다. 그러나 이번 협상은 이익균형이 깨진 것으로 본다”면서 “나는 소신으로 반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 법사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강경하게 몸싸움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통령과 야당 중진의원들간 전화 통화에는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은 국회 대정부질문이 열리는 이날 국회에 머물며 홍 국회부의장과 우 법사위원장을 만나 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연결시켜 줬으며, 청와대 복귀 후에는 김 원내대표와 최 농식품위원장, 심 대표와의 통화를 주선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의 이날 전화는 야당의 반대로 한미 FTA 비준안의 국회 처리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야(對野) 설득 필요성 제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야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한미 FTA 비준 처리를 요청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면서 “야당에 대한 배려와 대승적 협조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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