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장 재선거가 관심을 모은 이유는 한나라당의 아성으로 여겨졌던 부산·경남(PK)에서 범야권이 내년 총선과 대선의 선전 가능성을 점쳐볼 풍향계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K 지역의 간판격인 문 이사장은 이번 선거가 자신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정치적 위상을 높일 계기였던 셈이다.
하지만 성적표는 예상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문 이사장 측은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이라고 판단하고 내심 승리까지 기대했지만 이 후보는 36.6%의 득표율을 올리며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51.1%)에게 14.5%포인트 차로 패배를 했다.
이는 작년 부산시장 선거 때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중구에서 얻은 득표율 40.3%에 못미치는 것이다.
부산에서 부산저축은행 사태, 동남권 신공항 무산 등으로 인해 반(反) 여권 정서가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태라는 점에 비춰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부산 동구가 18대 총선은 물론 작년 지방선거 때도 민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애초부터 ‘나쁜 표밭’이었다는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실장은 “부산 동구는 50대 이상이 40%를 넘는 등 부산에서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한 지역”이라며 “여기에다 전국적 관심도에 비해 투표율이 높지 않았다는 부분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청장 재선거는 야권 대통합의 산파역을 자임한 문 이사장에게 통합의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PK 지역에서 민주당 간판으로는 한계가 있고, 어떤 형태로든 야권 대통합을 성사시켜 민주당의 호남 지역색을 완화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라는 점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야권대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통합’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문 이사장이 향후 대통합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나설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