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한국 증권시장에서 보따리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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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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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한국에서 상장을 준비하다 이를 포기하고 자국으로 돌아가려는 중국기업들이 늘고있다. 중국기업에 대한 저평가 현상과 외국기업에 점점 깐깐해지고 있는 상장절차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이비에이치(EBH)인더스트리는 지난 6월 거래소로부터 상장 ‘적격’ 판정을 받았다. 현재 공모 절차만 남겨둔 상태고 상장시한은 12월초다. 하지만 EBH인더스트리 측은 기약없이 공모를 연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장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불안한 주식시장과 중국기업 저평가를 이유로 EBH측이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상장 철회 계획은 없지만 연내 공모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중국기업 상장을 준비하던 다른 증권사 사정 역시 비슷하다.

현대증권 주관으로 상장을 준비중이던 중국대제국제유한공사는 지난해 12월 23일 예비심사청구를 통과했지만 상장을 포기했다. 고섬사태 이후 차이나디스카운트 등 중국기업에 악재가 겹치며 한국 상장을 포기한 것이다.

이밖에도 현대증권은 올해 초 중국업체 한 곳과 예비심사청구 준비를 진행해 왔지만 고섬사태 이후 중국업체가 미적미적한 모습을 보이더니 현재는 상장일정이 올스톱된 상황이다.

중국기업들이 한국 주식시장 상장을 꺼리는 이유는 고섬사태 이후 깐깐해지고 있는 외국기업에 대한 상장절차 때문이다.

지난 5일 한국거래소는 상장심사와 외국기업 회계투명성·공시의무 등을 강화하는 '외국기업 상장관련 투자자 보호 강화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IPO팀 관계자는 “한국 주식시장은 비용·기간 측면에서 중국기업에게 유리했는데 이 부분이 강화돼 중국기업에게 매력이 떨어졌다”며 “이에 증시에 입성하려는 중국기업들의 수요가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현상은 건전한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과도기적 과정에 불과하다는 입장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중국기업을 유치한 지 2년반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상장 시스템 정비기에 해당한다"면서 "중국기업 저평가는 분명 현재 상장을 준비중인 중국기업에 부담이겠지만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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