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MB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 중인 보금자리주택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주민 반대 및 보상 문제 등으로 추진 실적이 지지부진하다.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곳은 ‘로또 주택’이라고 불린 서울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 2곳뿐이다. 나머지는 주민 반대, 보상 지연 등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당초 내년까지 수도권에서 약 32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지켜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7일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현재 5차 지구까지 발표된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지구 중 공사에 들어간 곳은 서울 강남·서초지구와 경기 고양 원흥지구 3곳 뿐이다.
강남지구와 서초지구는 보상이 모두 마무리돼 부지조성공사가 각각 30%, 26% 진행됐다. 주택 건설 공사도 각각 25%, 24% 실시됐다. 원흥지구는 최근 부지조성공사와 3개 블록의 주택 건설이 시작됐지만 전체 공정률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시범지구 중 한 곳인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는 보상 지연으로 본청약도 실시하지 못하다가 결국 올해 말에나 일부 주택에서 먼저 본청약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2차 지구부터는 주민 및 지자체 반발, 보상을 둘러싼 갈등 등으로 아직 사업 승인을 받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하남시 감일·감북지구 주민들은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으며 경기 과천시와 서울 강동구는 지자체까지도 지구 지정에 반발하고 있다.
종교 문제도 보금자리 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남 감북지구에 약 1만9000㎡의 부지를 갖고 있는 대순진리회는 지난 달 말 과천 국토해양부 청사 앞에서 신도 수천명이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고 감북지구 지정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 추진 과정에서 이런 저런 갈등이 많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주민과 지자체를 상대로 협의와 설득 작업을 계속하는 등 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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