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대해 “신세대 용어를 빌려 실감나게 표현하자면 ‘고용 대박’”이라며 “경제활동참가율이 늘면서 고용률은 증가하고 실업률이 줄어들어 그동안 고용 통계를 둘러싼 실업률 사각지대의 논란도 깨끗이 해소했다”고 자평했다.
10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50만1000명으로 집계된 것은 17개월만에 처음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실물경기 둔화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수치여서 정부입장에서는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다. 업종별 불균형에 세대별 불균형도 가중돼 과제가 여전한 상황이다.
◆서비스업이 ‘고용 대박’ 이끌어 =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서비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55만5000명이 증가했다. 보건·복지서비스업 14만1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7만4000명 증가했다. 도소매업(12만8000명), 운수업(7만3000명) 등 전통적 서비스업 일자리도 호조를 이어갔다.
반면 10월 제조업 취업자는 404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5만5000명(1.3%)이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지난 8월에 감소세로 돌아선 후 3개월 연속 줄고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IT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부진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도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위주로 내수시장이 형성되는 것을 보여준다.
◆고령화 가속도‥50대 취업자가 점령 = ‘고용 대박’을 고령자들이 메워준 것은 긍정적인 메시지로 보기 어렵다.
10월 취업자수를 연령대별로 보면 50대에서 전년동기 대비 30만명의 취업자가 늘었고, 60대에서도 19만2000명이 늘었다. 반면 40대는 5만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고, 30대는 오히려 6만6000명의 취업자가 감소했고, 20대는 제자리걸음이었다.
통계청은 “베이비붐 세대의 연령대 이동에 따라 인구가 변화하면서 취업률도 자연스럽게 고령자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라며 인구구조의 문제를 이유로 꼽았지만, 30대에서 오히려 취업자수가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는 경제위기 외에 뚜렷한 답을 내 놓지 못했다.
박재완 장관은 이날 위기관리 대책회의에서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 세대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중요하다”며 “고령층의 일자리 지키기가 청년층의 취업기회를 축소시키는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고령층의 숙련된 기술과 경험이 청년세대에 잘 전수되며, 서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생, 상생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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