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BSC를 통해 기관 및 직원들에게 매년 초 각 업무분야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연도말에는 달성실적을 시스템에 입력한 후 연초 설정된 목표치에 대한 달성도에 따라 점수를 산출하고 있다.
또한 해당 평가결과를 기관 및 직원에 대한 업무추진 현황 점검에 사용하는 한편 미흡한 분야에 대해서는 실적개선를 위한 독려 등 업무실적 향상을 위한 내부관리의 주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BSC 평가는 직원 인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국세청이 운용하고 있는 BSC 평가 항목에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직원들에게 주어진 연가(1년에 일정한 기간을 쉬도록 해 주는 유급 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조직성과 평가 뿐만 아니라 개인성과 평가에도 패널티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가를 안가면 인사 불이익을 준다(?)는 것에 대해 대부분 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연말 연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딱히 연가를 내고 할 일도 없는데 단지, BSC 평가에서 하위점을 받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연가를 낸다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직원들의 불만은 이 뿐만이 아니다. 연초부터 연가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려 해도 수시로 닥치는 업무 처리와 직급 상관의 눈치(?)를 감안하면 예정대로 연가를 가는 것이 녹녹치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연초에 가족들과 함께 짧은 여행을 계획하고 옮기려고 하지만 뜻하지 않은 업무가 떨어져 어쩔 수 없이 계획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서장 이하 과‧계장들이 순차적으로 연가를 떠나면 하위직 직원들 또한 눈치 볼 것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연가를 갈 수 있지만, 상급자들이 연가를 안 가는데 신규 또는 경력이 짧은 직원들의 경우에는 연가를 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연가는 직장인들에게 있어 쌓인 피로를 풀고, 재충전할 수 있는 달콤한 시간이어야 한다. 마지 못해 가야하는 연가는 직원들에게 업무 이외의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연가를 가지 않는다고 해서 개인 및 조직성과평가에 패널티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및 조직역량 제고 차원에서 국세청이 운용하고 있는 BSC평가는 그야말로 이상적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국세청 직원들에게 있어 연가가 스트레스로 다가온 지금, BSC 평가가 실질적으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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