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우리 기자) 중국이 일본에 이어 세계 두번째 사치품 소비국으로 부상한데 이어 이번에는 '명품 제조국'으로의 변신을 꿈구고 있다.
신징바오(新京報)는 중국계 디자이너 손에서 탄생한 베라왕 안나수이 등에 이어 중국풍의 패션 브랜드가 서양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특히 치파오(旗袍, 중국 여성의 전통 원피스) 등 중국 전통 복장의 멋을 살린 패션업체인 상하이탄(上海灘)이 중국 국가대표 사치품 브랜드로 부상 중이다. 상하이탄은 지난 30년대 상하이(上海)시에서 유행하던 패션을 모티브로 삼아 1994년 홍콩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이후 12간지 프린트, 경태람(景泰濫, 중국 전통 공예기법)으로 만든 단추 등 '중국풍' 의류 및 잡화 등을 선보였다.
가장 저렴한 치파오가 7000위안(한화 약 126만원), 전통 디자인의 가죽제품 하나가 1만위안을 호가하는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에 뒤지지 않는 가격이지만 서양인에게 '중국 대표 의류 업체'로 각인되었다.
힐러리 미국 국무장관, 헐리우드 스타 안젤리나졸리와 니콜라스케이지가 상하이탄 브랜드의 옷을 입고 등장하고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 비까지 상하이탄 매니아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하이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많은 브랜드들이 '서구식' 패션을 답습하는 반면 상하이탄은 중국 전통의류로 홍콩뿐만 아니라 두바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탄 매장의 판매 직원은 "치파오를 구입하는 주 고객은 외국인"이라며 "이브닝 드레스나 일상복으로 중국의 치파오나 '탕장(唐裝, 남성용 중국 전통 복장)'을 선택하거나 선물용으로도 잘 팔린다"고 소개했다.
상하이탄은 불과 10년 만에 뉴욕 도쿄 파리 마드리드 런던 등 패션의 중심에까지 진출, 이들 도시에서 39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이 밖에 타이완 브랜드 Chiatzy, 홍콩 브랜드 Vivienne Tam 등도 중국의 고풍스런 디자인으로 유럽 유명 백화점에 입점, 유러피안을 매혹시키고 있다.
중국 전통 패션 브랜드의 인기 현상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라오쯔하오(老字號)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 기술 면에서도 서양 유명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다"며 "동시에 이들만의 뚜렷한 가치 이념이 세계 시장 선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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