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 불안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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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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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외화부채 절반 이상이 유럽자금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국내은행과 외국계 지점 등 우리나라 은행의 유럽계 외화부채가 전체의 5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재정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독일 재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한국 금융시장에서 유럽계 외화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며 큰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일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 24개국에 대한 우리나라 은행들의 외화부채(익스포저) 비중에서 유럽이 전체 3494억6700만달러의 53.6%인 1872억5800만달러를 차지했다.

유럽 국가들 중에는 영국(1004억8000만달러)을 비롯해 프랑스(325억8900만달러), 독일(199억5000만달러), 스위스(178억6000만달러), 네덜란드(119억5400만달러) 등 순으로 국내 은행들의 외화부채를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자금이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어 만기 이전에 빠져 나가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외화이탈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럽 금융기관들이 해외지점의 유동성 회수에 나설 경우 대규모 자금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의 잇따른 국가 신용등급 및 은행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감안할 경우 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유럽계 은행들은 미국 등에서 달러를 빌려서 신흥국으로 자금을 중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나라로 위기가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앞서 노무라증권은 지난 8월 보고서에서 “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 독일과 프랑스계 은행의 익스포저 규모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럽계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도 금융기관들의 체력이 향상됐기 때문에 2008년과 같은 충격은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대출 창구의 다변화 등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익스포저 비중 과도화를 막기 위해 일본과 중동 등 자금 여유가 있는 국가에서 조달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외화부채에서 유럽 비중은 외화 자금 유입 규모를 어느 정도 통제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차입 다변화를 위해 정부는 앞서 이슬람채권(수쿠크)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또한 금융당국 또한 유럽계 외화차입 비중을 차입선 다변화 차원에서 줄이도록 금융사들을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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