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카타리나 젤웨거 스위스개발협력처(SDC) 평양사무소장은 “북한 어린이들이 하루에 먹는 끼니는 햄버거나 초콜릿바 하나보다 못한 수준이다”고 3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북한 평양에서 자동차 휴대폰 화장품 등이 늘어나며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있으나 빈곤과 기근은 여전하다고 평가다.
젤웨거 전 소장은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만성적인 영양실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정기적으로 방문했던 고아원에서 만난 아이들이 키나 몸집 등을 볼 때 7∼8세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는 14살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란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북한 사람들이 변화하고는 있지만 현재 굶지 않고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것 등 매우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것도 벅찬 상태여서 처한 상황이나 변화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조차 없는 상태”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식량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산하 인도주의조정국(OCHA)은 지난 8월 북한에서 홍수를 비롯한 자연재해등으로 식량난이 심화돼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주민이 610만명이라고 밝힌 바있다.
젤웨거 전 소장은 북한의 식량지원의 장애요인은 정치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며“최근 일각에서는 북한의 식량문제가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90년대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면 다시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젤웨거 전 소장은 1978년 국제 가톨릭 구호단체 ‘카리타스’ 소속으로 홍콩에 파견돼 아시아 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부터 북한과 인연을 맺었으며 2006년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SDC 평양사무소장으로 북한에 체류했다. 그는 최근까지 군사시설 등 민감한 곳을 제외한 북한 전 지역을 돌면서 구호활동을 펼쳤다.
한편 유엔 산하 세계식량 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에 굶주릴 위기에 처한 북한 주민이 30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는 올해 북한에서 굶주림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된 600만명의 절반 수준으로, WFP와 FAO가 올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8.5% 증가할 것이라는 추산치를 반영한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