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산 총회는 선진국과 신흥국, 민간 등 다양한 원조주체들을 아우르는 새로운 개발원조 파트너십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게 전반적인 평가다.
특히 '효과적인 개발협력을 위한 부산 파트너십(일명 부산선언)'은 2005년 파리선언과 2008년 아크라 행동계획의 기본정신을 살리면서도 시대적 변화요소를 가미한 국제원조의 새로운 정치적 합의로 평가되고 있다.
부산선언의 핵심적 메시지는 국제원조 논의의 담론이 '원조효과성'에서 '개발효과성'으로의 전환이다.
원조가 단순히 주는데 그치지 말고 받는 나라의 개발에 실질적 효과를 주도록 정책의 지향점을 바꾸자는 국제사회의 컨센서스가 도출된 것이다.
또 서구 선진국 중심의 원조체제에서 벗어나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BRICS) 신흥국들을 국제원조체제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 냈다는 것은 의미있는 성과다.
◆부산선언, 원조정책 방향 전환
부산선언은 원조정책의 방향전환과 원조주체의 다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원조규범인 4대 공통원칙과 4대 행동을 천명했다.
4대 공통원칙은 △주인의식 △결과 중심 △포용적 파트너십 △투명성과 상호 책무성으로 제시됐다.
수원국의 주인의식을 강조한 것은 원조정책의 중심이 공여국에서 수원국으로 바뀜을 의미한다. 일방적 원조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수원국이 스스로 개발전략을 세우고 그에 따라 공여국들이 돈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는 종전까지 '과정 중심'의 원조정책에서 '결과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포용적 파트너십'은 신흥국과 민간이라는 새로운 공여주체들을 끌어안으려는 정치적 의지의 재확인이다.
'투명성과 상호 책무성'은 공여국과 수원국 모두가 원조의 제공과 집행을 투명하게 하고 개발효과를 높이는데 있어 공동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이번 부산선언 도출 과정에서 원조주체들 간 긴장과 갈등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존의 남북협력(선진국-개도국)에 이어 새로운 개발협력 모델로 등장한 남남협력(신흥국-개도국)의 성격규정을 둘러싸고 선진국과 신흥국 그룹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흥국과 막판 줄다리기‥신흥국 의견 반영해
양측은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결과적으로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그룹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또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수원국은 2015년까지 모든 원조를 비구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선진국 그룹이 이를 거부했고 최종적 시한을 두지 않고 비구속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부산총회가 막을 내리면서 이제 원조효과성을 화두로 한 ‘원조고위급포럼’(HLF)에 종지부가 찍히고 개발효과성에 초점을 둔 새로운 국제 거버넌스를 출범시키는 쪽으로 국제사회의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앞으로 부산선언을 통해 합의된 원칙과 이행계획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를 구성하는게 과제다.
총회 참가국들은 우선 내년 6월 중, 부산선언을 실현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장관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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