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연구교수 승재현 |
2008년 2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우리나라의 법조인 인력수급 시스템은 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존재하는 사법연수원을 제외하면 법학전문대학원이 일원적으로 담당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2010년 12월 법무부는 2012년 실시될 제1회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을 75% 정도로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전국 25개의 법학전문대학원에는 2000명의 학생들이 있으므로 산술적으로 2012년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으로 변호사 자격을 지닌 약 1500명, 이와 더불어 사법연수원 졸업생 약 1000명, 도합 2500명의 대한민국 젊은 청년들이 세상과 조우하게 된다. 이러한 작금의 시점에 사회에서 이들을 평가하는 시각은 너무나 편협하다.
법원의 재판연구관(대법원 공고에 의하면 100여명 정도)으로 혹은 검찰(제39기 사법연수원 졸업생 중 검찰로 간 인원이 93명인 점을 고려하면 검찰 약 100여명 정도)로 임용되든지, 아니면 법무법인(이 역시 제39기 사법연수원 졸업생 취업현황에 의하면 293명)에 취업된 경우를 흔히 성공한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전체 졸업생 중 20%)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본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잠재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종래와 달리 천편일률적인 법학의 지식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지식을 이미 우리나라 유수의 대학에서 4년 동안, 그것도 전공을 한 과에서 우수한 학점으로 졸업한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이다. 저자는 감히 이러한 젊은이들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이제 우리는 법조인들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바꿔야 할 때다. 이러한 시각의 변화는 먼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 스스로 가져야 할 것이며, 사회도 적극적으로 따라주어야 할 것이다.
변호사 자격으로 판사와 검사가 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인가?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것이 성공인가? 판사가 되면 판사 상호간에는 서로 알 것이고, 검사가 되면 검사 상호간에는 서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때, 아니 전 세계가 절망 가운데 한 줄기 빛과 같이 세상을 밝게 해준 사람으로 기억될 때라고 생각한다.
법조인의 본연의 임무는 법률적 분쟁이 발생하고 난 뒤 이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분쟁 발생 전에 분쟁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해주는 것이다. 또한 법조인은 섬김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상처받고 애달픈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하는 섬김의 자리다.
헌법적 가치질서인 인간 존중의 이념을 소통과 나눔을 통하여 하나의 통합된 대화마당에서 승화시키는 것이 법조인이 담당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인 것이다. 그렇다면 변호사 자격을 가진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들은 이제 보다 높은 가치에 이상을 두어야 한다. 현재 소외되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관심을 가져 이들로 하여금 삶의 방향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할 것이며, 지구에서 기아와 질병으로 끝없는 고통을 받고 있는 아프리카와 개발도상국에 건실한 사회제도적 기틀을 만들어 희망이란 새로운 도전을 불어넣어주는 것이야 말로 현재 대한민국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들이 진정으로 관심을 두어야 할 일이다.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들이 사회적 공헌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나아갈 때 국민들은 여러분에 대하여 무한한 신뢰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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