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년 6월부터 파생상품 착오거래 구제 가능하다"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금융위원회는 21일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착오거래의 경우 거래 당사자간 합의 가격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거래소 파생업무규정 시행세칙을 내년 6월까지 개정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구제되는 착오거래는 주문의 체결가격이 직전 체결가격 등 기준가격에서 상품별 제한비율(코스피200선물의 경우 3%)을 넘어야 한다. 착오거래로 인한 손실 추정액이 10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장 종료 15분 이내에 당사자간 합의나 신청이 가능해야 한다.

진웅섭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현재는 대형 착오거래가 발생할 경우 구제수단이 없어 당사자 간 손실 뿐 아니라 시장 전체의 결제 불이행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며 “미국 등 주요 해외 거래소에서도 이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고밀도 매매가 늘어나기 위한 보완책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골든브릿지증권은 코스피200 주가지수 선물옵션 거래 주문 착오로 228억원 가량을 손실을 낸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도 미래에셋증권이 달러선물 거래에서의 주문착오로 12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 1일 발표한 장내옵션시장 등 파생상품시장 건전화 방안의 구체적인 일정 등을 확정했다. 주식워런트증권(ELW)시장에서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을 8~15% 선에서 제한하도록 한 조치는 내년 3월12일부터, 외환차액거래(FX마진)시장에서 개시증거금을 10%로 올리는 조치는 내년 3월5일부터 시행된다. 이외에 지수 옵션 거래단위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조치는 이미 상장한 결제월물은 제외하고 신규로 상장하는 결제월물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과 합병하는 비상장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자율화하는 방안과 증권사가 증권 인수시 대표 주관사로서 내부통제기준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방안은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금감원의 기업실사 모범규준은 내년 2월, 적격기관투자자 간에 거래되는 비상장법인 등의 채권에 대해서 공시의무를 면제하는 방안은 내년 5월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