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00억원이 넘는 중간배당으로 눈총을 받은 데 이어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까지 강등당했다. 이 모든 것은 씨티그룹과 연결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20일 한국씨티은행의 장기외화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앞서 모회사인 씨티그룹의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기 때문에, 같은 등급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강등 이유다.
이 같은 결정은 때마침 씨티은행이 고배당 논란에 휩싸이고 있을 때 나왔다.
이 은행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1300억원의 중간배당하기로 했다. 지난 1983년 씨티은행의 전신인 옛 한미은행 설립 이후 지금까지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당초 은행이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의 약 6%인 2600억원을 배당키로 했다가 금융당국의 권고로 이를 축소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직전연도 말 지주사 재무제표 상에 다음해 배당 가능한 이익금이 있어야 주주 배당이 가능하게 됐다”며 “올해 12월 이전에 중간배당을 하지 않으면 한국씨티금융지주에서 내년 3월 배당을 할 수 없게 돼 불가피하게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이 경영난에 빠지자 현금 확보를 위한 자금줄을 한국씨티은행에 대고 배당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씨티그룹의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한 약 600억 달러로 떨어졌다.
투자은행 부문 실적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그룹은 회사 유지를 위해 향후 수개월에 걸쳐 45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한국씨티은행 또한 사측에서 노동조합에 희망퇴직을 제안하는 등 구조조정 바람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날 "사측은 이번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인사는 "현재 씨티은행은 통합 당시 선진금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상당히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일련의 충격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성장 전략을 잘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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