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날 노동신문(당보), 조선인민군(군보), 청년전위(청년보) 등 3개 신문에 공동사설을 게재했다.
공동사설은 본문이 1만3000자(띄어쓰기 포함) 정도 되는 장문이고 서두에서 전년도 결산을 시작으로 정치, 경제, 군사, 대남·대외관계 등의 정책노선을 분야별로 제시한 점도 김정일 체제 그대로이며 개혁·개방 등의 획기적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국가비전과 관련 `사회주의문명국’과 `강성부흥‘이란 표현을 써 눈길을 끌었다.
공동사설은 “우리 조국을 발전된 사회주의문명국으로 빛내여나가야 한다”면서 “사회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문명을 따라 앞서자는 것은 위대한 장군님의 애국의 의지였고 우리 인민의 한결같은 지향”이라고 밝혔다.
또 제목에서 “2012년에 강성부흥의 전성기가 펼쳐지는 자랑찬 승리의 해로 빛내이자”고 강조했는데 이는 작년 공동사설 제목인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표현과 다르다.
북한이 경제발전에 기대보다 큰 성과를 내지 못하자 거창한 느낌인 `강성대국‘보다 `강성부흥’이란 표현을 사용해 격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동사설은 1995년 김정일 정권의 첫 공동사설과 비교해 김 위원장 사망을 애도하고 그의 업적을 찬양한 표현 등 17년 전 사설을 옮겨놓은 듯 하다.
올해 공동사설은 “지난해 위대한 김정일 동지와 영결하게 된 것은 5000년 민족사에서 최대의 손실이였고 우리 당과 인민의 가장 큰 슬픔이었다”고 말했다.
1995년 공동사설에서는 김일성 주석의 사망을 “5000년의 우리 민족사에서 일찌기 없었던 최대의 불행”이라면서 “그 무엇으로도 만회할 수 없는 우리 당과 인민의 가장 큰 손실”이라고 찬양했다.
또 올해 공동사설에서 김 위원장을 `걸출한 사상이론가‘ `희세의 정치원로’ `불세출의 선군영장‘ 등으로 찬양한 것은 1995년 공동사설이 김 주석을 `주체의 태양’ `위대한 혁명가‘ `절세의 위인’이라고 표현한 것과 유사하다.
공동사설은 올해 김 부위원장을 `희세의 명장‘ `백두의 천출명장’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최고 영도자‘ 등으로 표현했는데 17년 전 김 위원장을 `위대한 영도자’ `친애하는 지도자‘ 등으로 묘사한 것보다 표현 수위가 높아져 김정은의 불안정한 위치를 감안해 체제 선전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조문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를 비난한 것도 17년 전과 흡사했다.
올해 공동사설은 “민족의 대국상을 외면하고 조의표시를 각방으로 방해해나선 남조선 역적패당”이라고 공세를 가했으며 1995년에는 “남조선 통치배들은 동족의 유고에 통일대화의 일방, 민족성원으로서의 조의례절을 지킬 대신 민족의 아픈 가슴에 총부리를 돌려댔다”고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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