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 한중수교 20주년-다시보는 중국

(아주경제 최헌규 기자)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신공항에서 차로 시내를 향해 달리다보니 차창 밖이 온통 대형공사현장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이곳에는 굴착기들의 기반작업이 분주하고 크레인들이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정저우시 관청(管城)회족구에 위치한 정저우경제기술개발구. 다름아닌 5000년 중국 역사의 심장부인 허난 일대가 중국 국운 융성과 함께 세계 무대를 향해 용틀임하는 현장이었다.

용띠 새해에도 중국은 비상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의 맥박은 연해안과 내륙 할 것 없이 중국 전 국토에서 고동칠 전망이다. 연해안에 치우친 부와 자본이 옮겨가면서 내륙에 공장이 돌고 소비시장이 번잡해지기 시작했다. 내수진작은 GDP 성장에서 수출보다 소비 비중을 높이고 서방경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과 맞아떨어지고 있다. 내륙 개발은 또한 지역 균형발전과 빈부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도 시급한 정책이다.

서부대개발(2000년), 동북공업지역진흥(2003년), 중부경제개발(2006년)이라는 대역사 아래 중국은 점점 더 넓은 국토를 연해 발전도시처럼 바꿔가고 있다. 향후 20년간 계속 8% 성장을 지속해 2020년에는 풍요한 중산층의 샤오캉(小康) 사회에 도달한다는 게 국가 비전이다. 덩샤오핑 사후 매년 '중국 위기론'이 거론됐지만 중국은 아무 동요 없이 벌써 10여년이나 8% 안팎의 장기 고성장세를 누려왔다.

경제성장은 빈부차와 물가불안 등의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놀랍게 높여놓았다. 중국 국가주석과 총리,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장의 행보에 세계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세상이 됐다. 중국은 '황해경제권'을 기반으로 동북아의 주도국으로 나섰으며, 아세안 전역을 FTA(자유무역지대)로 묶어 '아시아 경제 패자'로 떠올랐다. 위안화의 기세는 역내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무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정치와 대외정책에서도 숨가쁜 도약과 변화를 경험할 전망이다. 가을 공산당 18대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이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되면서 '공적으로 빛나는 10년' 후진타오 치세의 바통을 이을 전망이다. 이미 김정은이 전면에 나선 새로운 북한과도 혈맹의 결속을 재확인했다. 시진핑 시대에는 중국이 미국 등과도 더 많은 갈등을 빚고 외부세계를 향해 점점 더 큰 힘을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로 이런 때 우리는 한·중수교 20주년을 맞는다. 중국 진출 20년이 넘은 기업인 출신 중국 전문가는 "수교 20년 동안 중국은 우리에게 늘 기회이자 위기의 땅이었다.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왠지 지금보다는 위기가 더 부각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차분히 수교 20년을 돌아보고 중국과의 또다른 미래 20년을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는 당부로 들린다. 기업들은 중국에서 공장보다는 내수시장을 일구는 데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정치권도 중국에 대한 무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국이 위기냐 기회냐도 결국 우리의 대응 여부에 달려 있다. 우리가 중국의 국운 융성, 즉 중국굴기를 준비없이 맞으면 그것이 곳 위기이며 재앙이고, 제대로 준비하고 맞으면 여전히 '기회의 땅'인 것이다. 경제·사회·문화 방면에 걸친 양국관계의 괄목할 변화상으로 볼 때 중국은 더 이상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생존의 땅이다. 팍스시니카, 중국 시대에 대한민국도 하늘로 오르는 용처럼 힘찬 비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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