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 중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매트릭스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신한금융지주는 1월 중 조직 일부를 매트릭스 형태로 전환한다. 우리금융지주도 상반기 중 매트릭스 체제 도입을 공언하고 있다.
금융권에 매트릭스 바람이 부는 것은 프라이빗 뱅킹(PB) 영업 활성화와 무관치 않다. 은행과 증권 계열사로 나뉘어 운영돼 왔던 PB 업무를 하나로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도 “매트릭스를 공식 조직으로 두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필요에 따라 은행과 증권이 시너지를 위해 협조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PB 영업 확대를 위해 계열사 간의 시너지 창출이 필수조건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증권의 PB 사업을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부문으로 통합하고, 위성호 신한은행 WM그룹 부행장을 PWM 부문장으로 확정했다.
이미 서울 시내 4곳(대한상공회의소·서울파이낸스센터·반포·압구정)에 PWM센터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증권이 복합상품을 출시해 공동 판매하는 수준으로는 PB 고객 유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PB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위 부행장은 “상품개발 단계부터 은행과 증권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조직을 PWM 부문 내에 신설했다”며 “제조(상품개발)와 유통(영업점)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도 기존에 운영해 왔던 매트릭스 체제에 대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은행 고객을 증권 쪽에 밀어주고 증권의 자산관리 노하우를 은행에 전수하는 연계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협업 체계 강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우리금융과 KB금융은 새로운 PB 영업 방식이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지켜본 후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증권의 교차 영업이 강조되면서 PB 점포의 규모도 자연스럽게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11월과 12월 강남과 명동에 잇따라 스타PB센터를 개설했다. 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영업을 펼치는 복합점포로 PB 수와 제공하는 서비스 종류가 국내 최대 규모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11월 강남에 초대형 PB센터를 오픈했다.
한 시중은행의 PB사업부 관계자는 “고객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위해 각지에 분포한 PB 점포를 확대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게 최근 추세”라며 “증권사와 보험사 등 경쟁 업권에서 대형 PB 점포를 개설하고 있는 것도 은행들을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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